Magnat
Signature 503
Contributing Editor
Ed
Photographer
Sunwoo Lee
여러 오디오를 들어오고 리뷰해 왔지만 완전한 백지에서 출발한 대상은 이번이 처음일 것 같다. 마그낫(Magnat)이라는 브랜드가 있고 헤드쿼터는 독일에 소재하며 여러 가지를 만드는 와중 스피커가 메인이고 일부인지는 모르지만 생산지가 중국에 있다는 정도?가 마그낫에 대한 정보의 전부고 지금 소개하려는 503 시그니처(Signature)는 마그낫의 정통 오디오 라인 중 막내가 되는 모델이라는 것 역시 제품 박스를 받아보고서야 검색하여 알게 된 사실이다. 따라서 직간접으로 축적된 경험치가 전무하므로 마그낫의 전반적인 사운드 폴리시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아예 하지 못하고 라인업에 막내를 통해서 마그낫의 소리는 이러하다는 식의, 어설픈 짐작이나 예측은 아예 없을 것임을 미리 밝힌다. 어쩌면 의식에 구애됨이 없는,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물건을 받아 듣게 되는 기회를 내심 원했기도 해서 미지의 스피커는 일단 Fascinating(적합한 표현을 한국말로 찾지 못하여 영어로 표기함. 매혹적이라는 표현과는 사전적 어감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하고 마침 널리 추천을 할 수 있는 100만원 언더의 스피커를 늘 찾고 있던 중이라 즐거운 청음을 예상하기는 했다.

Magnat Signature 503은 수퍼트위터를 더한 3-way 구조를 채택했다.
요란스럽지는 않지만 당당한 외관
시그니처 503의 시각적 인상은 일단 평이해서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다 보니 익소틱(Exotic)한 소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인클로저는 시트지 마감으로 추정되나 구석구석 꼼꼼하게 잘 만든 편. 인클로저는 크기에 비해 많이 무겁지는 않고 두드려봤을 때 가벼운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통울림을 억제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구조로 보인다. 전면에는 시트지 마감의 평범함 대신 블랙 피아노 마감으로 좀 힘을 주었다. 먼지에 취약한 피아노 마감이지만 전면에는 아무래도 먼지가 덜 달라붙으니 스마트한 구성인 셈. 그릴의 경우 요새 많이들 사용하는 마그네틱 대신 네 귀퉁이에 요철 형식의 수지를 사용해서 고정하는 전통적 형식을 채용했다. 후면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평이한 마감의 포트가 있고 개인적으로 반기지는 않는 바이 와이어링 단자가 마련되어 있는데, 바이 와이어링을 반기는 유저들도 많아서 기능적으로 당연히 흠잡을 부분은 아니다. 언젠가부터 여기 저기서 보이는, 전면에 표기된 ‘Hi-Res Audio’ 표기가 스피커 전면에 붙어있는 것은 다소 눈에 거슬리지만 그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고 매우 남성적인 폰트의 마그낫 로고가 ‘난 마그낫이야’라고 외치는 듯, 요란스러움은 걷어냈지만 당당하게 박혀있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의 경우 이런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앞서 밝힌 대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한 외형적 구성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게 들릴 수 있으나, 사실 이 <!--[if !vml]--><!--[endif]-->스피커의 전체적 만듦새나 용모는 꽤 뛰어나서 솔직히 앞서 리뷰했던 보다 더 비싼 북미쪽 스피커보다는 오히려 시각적으로 유려한 편으로, 아마도 다 같이 놓고 본다면 오히려 이 시그니처 503이 가장 고가의 기기로 생각될 만큼 보여지는 모습이 꽤 괜찮다. 좀 더 풀어보자면 백 만원 언더의 기기에서 이 정도의 외관이라면 사실 컴플레인은 크게 없을 만한 수준이라는 이야기. 입문기 쪽에서는 영국이나 유럽 쪽 물건이 일반적으로 시각적 유려함이 고려된 제품이 많은 건 공공연한 사실이고 그래서인지 국내에서 인기도 많다. 마그낫 역시 그 흐름을 정확히 따르고 있는 셈.

Magnat Signature 503은 바이 와이어링 연결을 지원한다.
수퍼트위터를 채용한 3-way 스피커
이제 이 스피커의 보다 특별한 부분을 이야기 해봐야겠다. 표준이라도 된 듯이 여러 곳에서 채용되는 6.5 인치 우퍼의 경우 역시 자주 볼 수 있는 폴리 재질의 콘(더스트캡이나 페이즈 플러그는 없는 구성)으로 보일 법하나, 그 재질이 코팅된 종이라고 한다. 동일한 예는 아니겠으나 잘 만들어진 종이 콘지의 소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왠지 호감이 가는 부분이다. 트위터로 오면 이 스피커의 특별한 점이 나오는데 바로 수퍼트위터를 더한 3웨이 구조라는 것. 물론 마그낫만 이런 접근을 하는 것은 아니고 가끔 고가의 스피커에서 볼 수는 있지만 고가품만의 영역도 아니다. 예를 들어 국내시장에는 없으나 소니의 미주시장을 겨냥한 보급형 북쉘프 역시 동일한 구성의 시도를 했고 평도 괜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보자면 3웨이가 되면 소리가 더 잘 펼쳐지는 장점은 있으나 간혹 밀도가 떨어지는 편이 있고, 크로스오버의 원치 않는 개입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수퍼트위터를 채용한 3웨이의 구성은 실제로는 처음 경험해보는 터라 결과가 궁금했다. 엄밀하게 따졌을 때 지금까지 밝힌 내용에선 여전히 찬사를 보낼 부분은 크게 없다. 시그니처 503에 진짜로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부분은 따로 있는데 바로 이 스피커의 소리다. 이 스피커의 재생음은 정말. 매우. 좋다. 듣고 있는 내내 이 가격의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가 난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좋다. 사실 소리가 이렇게 그냥 좋다는 결론이 나버리면 오히려 리뷰를 쓸 일이 없어서 리뷰를 쓰는 입장에서는 다소 난감해지지만 그래도 입장이라는 것이 있으니 풀어보도록 하겠다.

밸런스의 중요함을 설파하는 시그니처 503
우선 시그니처 503의 뛰어남의 근원은 밸런스의 절묘함이다. 밸런스가 좋다 보니 모든 소리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억지스러운 재생을 찾아볼 수가 없다. 많이들 간과하곤 하는 밸런스는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음악을 음악처럼 들리게 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여담이지만 재생대역이 좁은 기기 사용에서 비롯된, 소리를 저역, 중역, 고역으로 무 자르듯 나누고 그걸로 소리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믿는 현재의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서 전반적으로 밸런스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것이 오디오에 대한 크리티컬 리스닝에는 매우 중요하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나, 라벨의 현악 4중주부터 허비 행콕의 펑크(Funk)기운이 충만한 재즈나 수퍼트램프의 깔끔한 세션 또는 로버트 마일스의 엠비언스 또는 신스 팝까지도 크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수월하면서 설득력 있게 모든 패시지가 흘러갈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밸런스가 좋다는 이야기고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울 수 밖에 없다.

Magnat Signature 503의 6.5인치 우퍼는 코팅된 종이 재질로 만들어졌다.
가격대를 뛰어넘는 기품 있는 재생 능력
그 다음으로 놀라운 것은 재생에 기품이 있다는 것이다. 한동안 북미 쪽 스피커를 들으면서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아쉽다 싶었던 부분이 백 만원 언더의 스피커에서 이렇게 해소된다는 것이 신기하다. 약간은 청자도 제대로 차려 입고 음악감상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게 하는 음의 격조를 이 가격대의 스피커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기품만 있는 것이 아니고 밸런스가 좋으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반응이 매우 정확해서 조 사트리아니의 서클스 도입부에서 퍼커션이 스피커 중간에서 만들어내는 에어리(Airy)한 파동이 이런 가격대의 스피커에서 만족스럽게 만들어지는 건 매우 드문 일로, 얼마 전 리뷰 했던 북미 쪽 스피커들도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할 수준이다. 수퍼트위터 덕인지 바이올린의 강렬한 보잉(Bowing)도 잘 갈아둔 칼처럼 정확하게 재생하되, 역시 그 음에는 기품이 서려있는 편이고 재생음의 디테일 역시 뛰어나다. 다소 경쾌하고 밝은 면이 있지만 소리가 맑은 과라 그 외 무대의 레이어링(Layering)도 훌륭한 편이고 무대의 양 옆도 꽤 표현이 잘되니 사운드 스테이징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세팅에 공을 들여야 하는데 특히 가수의 목소리는 세팅에 신경을 쓸 경우 한층 더 개선을 보이니 스피커의 위치와 토-인(Toe-in)에 신경을 좀 써주는 것을 추천한다. 고성능일수록 신경을 써주는 것이 최적화에 도움이 되는 오디오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제법 지킬 것을 지켰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시그니처 503이다.
놀라웠던 청음기. 마그낫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심어줘
물론 늘 하는 이야기지만 완벽한 스피커는 없다. 일단 책상 위라도 올려놓고 쓰기엔 6.5 인치 우퍼를 사용한 시그니처 503은 작은 편은 아니고(그래서 당연히 스탠드 사용을 권한다) 만약에 심하게 어둑어둑한 소리의 스피커를 원하거나 보다 무거운 저역(흔히 인식하고 있는 저역의 양과는 다른 개념)을 원한다면 다른 스피커에서 더 만족을 느낄 여지는 있고 오디오에는 늘 상대성이란게 어느 정도 존재하는 법이니 개중에는 언급했던 북미 쪽 스피커의 사운드 폴리시를 더 좋아할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청음한 매칭 기기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보다 입문기에 가까운 기기에 매칭할 경우 스피커의 트랜스페런시가 제법 높아서 매칭 기기의 다소 부족한 부분이 드러날 우려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이런 놀라운 성능으로 무장한 스피커를 백 만원 언더에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스피커의 기본수준이 상향되었다는 현재의 기준으로도 놀라운 소식임에는 틀림없고 아마도 백 만원 미만의 스피커에 대한 추천은 한 동안 이 스피커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간만에 기분 좋은 청음이었고 가격을 생각하면 또 한 번 기분이 좋아지는 시그니처 503이다. 마그낫의 상급기도 기회가 되면 들어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CONTACT |
AV PRIME |
TEL | 02-703-1591 |
HOME | www.avprime.co.kr |
PRICE | 590,000 KRW |
#강력추천스피커 #3WAY스피커 #수퍼트위터 #100만원_이하_추천_스피커
Magnat
Signature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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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
Photographer
Sunwoo Lee
여러 오디오를 들어오고 리뷰해 왔지만 완전한 백지에서 출발한 대상은 이번이 처음일 것 같다. 마그낫(Magnat)이라는 브랜드가 있고 헤드쿼터는 독일에 소재하며 여러 가지를 만드는 와중 스피커가 메인이고 일부인지는 모르지만 생산지가 중국에 있다는 정도?가 마그낫에 대한 정보의 전부고 지금 소개하려는 503 시그니처(Signature)는 마그낫의 정통 오디오 라인 중 막내가 되는 모델이라는 것 역시 제품 박스를 받아보고서야 검색하여 알게 된 사실이다. 따라서 직간접으로 축적된 경험치가 전무하므로 마그낫의 전반적인 사운드 폴리시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아예 하지 못하고 라인업에 막내를 통해서 마그낫의 소리는 이러하다는 식의, 어설픈 짐작이나 예측은 아예 없을 것임을 미리 밝힌다. 어쩌면 의식에 구애됨이 없는,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물건을 받아 듣게 되는 기회를 내심 원했기도 해서 미지의 스피커는 일단 Fascinating(적합한 표현을 한국말로 찾지 못하여 영어로 표기함. 매혹적이라는 표현과는 사전적 어감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하고 마침 널리 추천을 할 수 있는 100만원 언더의 스피커를 늘 찾고 있던 중이라 즐거운 청음을 예상하기는 했다.
Magnat Signature 503은 수퍼트위터를 더한 3-way 구조를 채택했다.
요란스럽지는 않지만 당당한 외관
시그니처 503의 시각적 인상은 일단 평이해서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다 보니 익소틱(Exotic)한 소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인클로저는 시트지 마감으로 추정되나 구석구석 꼼꼼하게 잘 만든 편. 인클로저는 크기에 비해 많이 무겁지는 않고 두드려봤을 때 가벼운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통울림을 억제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구조로 보인다. 전면에는 시트지 마감의 평범함 대신 블랙 피아노 마감으로 좀 힘을 주었다. 먼지에 취약한 피아노 마감이지만 전면에는 아무래도 먼지가 덜 달라붙으니 스마트한 구성인 셈. 그릴의 경우 요새 많이들 사용하는 마그네틱 대신 네 귀퉁이에 요철 형식의 수지를 사용해서 고정하는 전통적 형식을 채용했다. 후면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평이한 마감의 포트가 있고 개인적으로 반기지는 않는 바이 와이어링 단자가 마련되어 있는데, 바이 와이어링을 반기는 유저들도 많아서 기능적으로 당연히 흠잡을 부분은 아니다. 언젠가부터 여기 저기서 보이는, 전면에 표기된 ‘Hi-Res Audio’ 표기가 스피커 전면에 붙어있는 것은 다소 눈에 거슬리지만 그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고 매우 남성적인 폰트의 마그낫 로고가 ‘난 마그낫이야’라고 외치는 듯, 요란스러움은 걷어냈지만 당당하게 박혀있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의 경우 이런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앞서 밝힌 대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한 외형적 구성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게 들릴 수 있으나, 사실 이 <!--[if !vml]--><!--[endif]-->스피커의 전체적 만듦새나 용모는 꽤 뛰어나서 솔직히 앞서 리뷰했던 보다 더 비싼 북미쪽 스피커보다는 오히려 시각적으로 유려한 편으로, 아마도 다 같이 놓고 본다면 오히려 이 시그니처 503이 가장 고가의 기기로 생각될 만큼 보여지는 모습이 꽤 괜찮다. 좀 더 풀어보자면 백 만원 언더의 기기에서 이 정도의 외관이라면 사실 컴플레인은 크게 없을 만한 수준이라는 이야기. 입문기 쪽에서는 영국이나 유럽 쪽 물건이 일반적으로 시각적 유려함이 고려된 제품이 많은 건 공공연한 사실이고 그래서인지 국내에서 인기도 많다. 마그낫 역시 그 흐름을 정확히 따르고 있는 셈.
Magnat Signature 503은 바이 와이어링 연결을 지원한다.
수퍼트위터를 채용한 3-way 스피커
이제 이 스피커의 보다 특별한 부분을 이야기 해봐야겠다. 표준이라도 된 듯이 여러 곳에서 채용되는 6.5 인치 우퍼의 경우 역시 자주 볼 수 있는 폴리 재질의 콘(더스트캡이나 페이즈 플러그는 없는 구성)으로 보일 법하나, 그 재질이 코팅된 종이라고 한다. 동일한 예는 아니겠으나 잘 만들어진 종이 콘지의 소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왠지 호감이 가는 부분이다. 트위터로 오면 이 스피커의 특별한 점이 나오는데 바로 수퍼트위터를 더한 3웨이 구조라는 것. 물론 마그낫만 이런 접근을 하는 것은 아니고 가끔 고가의 스피커에서 볼 수는 있지만 고가품만의 영역도 아니다. 예를 들어 국내시장에는 없으나 소니의 미주시장을 겨냥한 보급형 북쉘프 역시 동일한 구성의 시도를 했고 평도 괜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보자면 3웨이가 되면 소리가 더 잘 펼쳐지는 장점은 있으나 간혹 밀도가 떨어지는 편이 있고, 크로스오버의 원치 않는 개입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수퍼트위터를 채용한 3웨이의 구성은 실제로는 처음 경험해보는 터라 결과가 궁금했다. 엄밀하게 따졌을 때 지금까지 밝힌 내용에선 여전히 찬사를 보낼 부분은 크게 없다. 시그니처 503에 진짜로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부분은 따로 있는데 바로 이 스피커의 소리다. 이 스피커의 재생음은 정말. 매우. 좋다. 듣고 있는 내내 이 가격의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가 난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좋다. 사실 소리가 이렇게 그냥 좋다는 결론이 나버리면 오히려 리뷰를 쓸 일이 없어서 리뷰를 쓰는 입장에서는 다소 난감해지지만 그래도 입장이라는 것이 있으니 풀어보도록 하겠다.
밸런스의 중요함을 설파하는 시그니처 503
우선 시그니처 503의 뛰어남의 근원은 밸런스의 절묘함이다. 밸런스가 좋다 보니 모든 소리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억지스러운 재생을 찾아볼 수가 없다. 많이들 간과하곤 하는 밸런스는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음악을 음악처럼 들리게 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여담이지만 재생대역이 좁은 기기 사용에서 비롯된, 소리를 저역, 중역, 고역으로 무 자르듯 나누고 그걸로 소리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믿는 현재의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서 전반적으로 밸런스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것이 오디오에 대한 크리티컬 리스닝에는 매우 중요하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나, 라벨의 현악 4중주부터 허비 행콕의 펑크(Funk)기운이 충만한 재즈나 수퍼트램프의 깔끔한 세션 또는 로버트 마일스의 엠비언스 또는 신스 팝까지도 크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수월하면서 설득력 있게 모든 패시지가 흘러갈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밸런스가 좋다는 이야기고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울 수 밖에 없다.
Magnat Signature 503의 6.5인치 우퍼는 코팅된 종이 재질로 만들어졌다.
가격대를 뛰어넘는 기품 있는 재생 능력
그 다음으로 놀라운 것은 재생에 기품이 있다는 것이다. 한동안 북미 쪽 스피커를 들으면서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아쉽다 싶었던 부분이 백 만원 언더의 스피커에서 이렇게 해소된다는 것이 신기하다. 약간은 청자도 제대로 차려 입고 음악감상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게 하는 음의 격조를 이 가격대의 스피커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기품만 있는 것이 아니고 밸런스가 좋으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반응이 매우 정확해서 조 사트리아니의 서클스 도입부에서 퍼커션이 스피커 중간에서 만들어내는 에어리(Airy)한 파동이 이런 가격대의 스피커에서 만족스럽게 만들어지는 건 매우 드문 일로, 얼마 전 리뷰 했던 북미 쪽 스피커들도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할 수준이다. 수퍼트위터 덕인지 바이올린의 강렬한 보잉(Bowing)도 잘 갈아둔 칼처럼 정확하게 재생하되, 역시 그 음에는 기품이 서려있는 편이고 재생음의 디테일 역시 뛰어나다. 다소 경쾌하고 밝은 면이 있지만 소리가 맑은 과라 그 외 무대의 레이어링(Layering)도 훌륭한 편이고 무대의 양 옆도 꽤 표현이 잘되니 사운드 스테이징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세팅에 공을 들여야 하는데 특히 가수의 목소리는 세팅에 신경을 쓸 경우 한층 더 개선을 보이니 스피커의 위치와 토-인(Toe-in)에 신경을 좀 써주는 것을 추천한다. 고성능일수록 신경을 써주는 것이 최적화에 도움이 되는 오디오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제법 지킬 것을 지켰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시그니처 503이다.
놀라웠던 청음기. 마그낫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심어줘
물론 늘 하는 이야기지만 완벽한 스피커는 없다. 일단 책상 위라도 올려놓고 쓰기엔 6.5 인치 우퍼를 사용한 시그니처 503은 작은 편은 아니고(그래서 당연히 스탠드 사용을 권한다) 만약에 심하게 어둑어둑한 소리의 스피커를 원하거나 보다 무거운 저역(흔히 인식하고 있는 저역의 양과는 다른 개념)을 원한다면 다른 스피커에서 더 만족을 느낄 여지는 있고 오디오에는 늘 상대성이란게 어느 정도 존재하는 법이니 개중에는 언급했던 북미 쪽 스피커의 사운드 폴리시를 더 좋아할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청음한 매칭 기기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보다 입문기에 가까운 기기에 매칭할 경우 스피커의 트랜스페런시가 제법 높아서 매칭 기기의 다소 부족한 부분이 드러날 우려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이런 놀라운 성능으로 무장한 스피커를 백 만원 언더에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스피커의 기본수준이 상향되었다는 현재의 기준으로도 놀라운 소식임에는 틀림없고 아마도 백 만원 미만의 스피커에 대한 추천은 한 동안 이 스피커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간만에 기분 좋은 청음이었고 가격을 생각하면 또 한 번 기분이 좋아지는 시그니처 503이다. 마그낫의 상급기도 기회가 되면 들어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강력추천스피커 #3WAY스피커 #수퍼트위터 #100만원_이하_추천_스피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