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사운드 스테이징 능력

놀라운 사운드 스테이징  능력을 보여주는 헤드폰

Austrian Audio Hi-X55


이번 리뷰 모델인 ‘Hi-X55’를 개발한 오스트리안 오디오(Austrian Audio)라는 개발사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향브랜드인 AKG에 몸담았었던 직원 22명이 의기투합하여 2017년 7월에 오스트리아 빈에 창업한 회사로서, 이들의 사업 분야는 기술 개발, 제품 개발의 전체 프로세스를 망라함은 물론 검사, 인정, 스크리닝, 인증, ODM 등의 개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음악의 도시 빈을 기초로 만든 제조사기 때문일까, 이들은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존심을 바탕으로 우수한 사운드 및 엔지니어링 기술을 자랑하는 다양한 음향기기를 선보이며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존재감을 글로벌 음향시장에서 뽐내고 있는 중이다. 특히 그들의 전 직장 AKG가 그러했듯, 뛰어난 성능의 마이크로 폰에 대한 평가가 좋은데 ‘Large Diaphragm’ 콘덴서 마이크 ‘OC 818’과 ‘Cardoid’ 패턴의 프레시전 마이크로폰인 ‘OC18’을 전면에 내세우며 인기 몰이를 하는 중이다.


신생 음향 명가가 제시하는 밀폐형 헤드폰 솔루션

이들이 출시한 헤드폰에 대한 평가도 괜찮은 편이다. 오스트리안 오디오가 현재까지 출시한 헤드폰은 이번 리뷰 모델인 밀폐형 오버이어 헤드폰 ‘Hi- X55’와 온이어 헤드폰인 ‘Hi-X50’ 등 두 제품인데 그 중에서도 오버이어 헤드폰인 Hi-X55의 성능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Hi-X55는 2020년 1월 ‘NAMM Show’에서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한 어라운드 이어 밀폐형으로 소개되었다. 드라이버는 AKG의 Varimotion과 유사한 44mm 다이내믹 형으로써, 소재부터 구조까지 새롭게 개발되었다고 한다. ‘Hi-X’라는 명칭이 High-Excursion에서 따온 것을 고려하면 기존의 드라이버에 비해 가청주파수 대역 내에서 다이내믹레인지와 리스폰스를 향상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이 엿보인다.


Hi-X55의 유닛에는 44mm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장착됐다.


견고한 금속 힌지(Hinge) 디자인

Hi-X55의 디자인에서의 특징으로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힌지가 금속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인데, 헤드폰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은 부분임 점을 고려하여 회전 힌지 부분이 견고한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파손을 우려하는 사용자에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전달한다. 물론 움직임도 매끄럽다는 점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사실 힌지의 견고함은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아니며 하우징이나 로고처럼 소구를 유도하는 포인트가 아닐 수 있지만, 각 부분의 목적에 맞게 소재들을 구성하면서 튼튼함이 요구되는 힌지 부분에 공을 들인 것은 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Attitude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직선적이고 높은 선예감의 고음역

그러면 이제 음질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먼저, Hi-X55의 음역대별 특징을 정리해보았다. Hi-X55로 음악을 들으면 가장 확실하게 우리의 귀에 내리꽂는 음역대가 있을 것이니, 그것은 바로 고음역대이다. Hi-X55의 고음역대는 얇게 뽑아져 곧게 나온다. 그래서 고음의 표현력이 화려하게 들리고 해상력도 심히 좋게 들릴 수 있다. 음이 다소 거칠고 까끌거리며 직진하기 때문에 볼륨 조절이 필수이다. 누가 들어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고음역대이다. 고음이 얇고 야리야리하며 샤프한 움직임을  가진다.

 드뷔시 ‘Moonlight’의 피아노 연주를 들을 때 마치 달빛이 눈부시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니 의례 초고역대로 올라갈수록, 다시 말해 곡의 절정으로 음이 올라갈수록 감동의 고음 쓰나미가 덮쳐올 것 같은데, 의아하게도 마이크 뒤로, 썰물처럼 음악이 뒤로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직선성이 있고 선예감도 높지만, 나와줘야 할 때 박차고 앞으로 나올 용기가 없는 고음역대인 것이 아쉽기만 하다.

 


냉기가 느껴지는중음역

중음역대의 존재감은 어떠한가. 표현하자면 고음역대의 화려함을 투영하여 중음역대 역시 고음화되어 있다고나 할까. 심히 밝으며 스트릭트(Strict)한 직진성을 띤다. 고음처럼 날렵해진 중음역대의 선율들에서는 포근함이나 넉넉한 내지 온기감보다는 색채감 있으면서도 약간의 냉기가 도는 활동성을 느끼게 된다. 


3m 유선 케이블과 6.35mm 변환 단자, 휴대용 파우치가 제공된다.


다소 멀게 배치된 저음역 재생 특성

이토록 화사한 모델에게 어울리는 저음역대의 밸런스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Hi-X55는 저음역대의 배치를 꽤나 뒤에 둔다. 저음역이 멀리서나마 들려오는 덕에, 고음과 중음이 마치 씨실과 날실의 꼬임으로 화려하게 수놓는 선율이 되어 더욱 선명해진다. 그래도 저음역대의 역할을 생각하면 심히 아쉬운 밸런스라는 느낌이 든다. 너무 억지로 저음역대를 멀리 떼어 놓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곡 전체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저음역대의 펄스(Pulse)감의 부재, 부족한 저음역대의 타격감에 몇 장르의 음악들은 끝까지 듣지 않기로 했다.


설치 예술을 연상케 하는 압도적 사운드스테이징

하지만 이러한 음역대에 대한 실력으로 Hi-X55가 무대를 만드는 역량은 ‘놀라움’ 그 자체이다.

Hi-X55의 스테이지 표현력은 한마디로 설치 예술이랄 수 있다. 필자는 현대미술의 장르인 설치미술전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우리의 상식선인 지정된 자리에 설치되지 않는다. 의외성을 유도하는 설치. 그리고 그런 작품들은 감상하는 관찰자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시켜 준다. 필자에게 Hi-X55의 무대는 설치예술로 보였다. 평면적이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공간감이 있어 살아 움직인다. 여기저기에 의외성을 가지고 자리 잡은 악기들과 사운드 효과들이 입체감을 살린다. 사방의 다양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리스너를 향해 사운드가 돌진해 들어오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짜릿한 차원의 경험이랄까. 그래서인지 이런 의외성으로 더욱 신선하고 감동이 배가되는, 재즈 음악이나 현대음악들에서 Hi-X55의 능력이 더욱 빛이 나는 것 같다. 반대로, 형식의 미와 각 음역대의 밸런스가 중요한 클래식 음악에서는 Hi-X55가 조금 초라해지는 느낌이다.


Hi-X55의 주파수 반응 대역은 5Hz~28kHz, 임피던스는 25Ω, Sensitivity, Sensitivity는 118dBspl/V이다.


소리의 재설치가 전하는 새로운 경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리터치해 본 경험을 떠올려 보면, 명도와 채도가 같이 균형 있게 높아지는 경우와 명도 또는 채도만 높이는 경우, 사진의 완성도가 전혀 다르게 느껴짐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Hi-X55는 명도가 도드라지게 높은 제품이다. 그렇다 보니 사운드가 전체적으로 밝다. 그래서 드뷔시의 Moonlight 연주 조차도 눈부시다 못해 귀부실 정도이다. 하지만 이 높은 명도의 사운드에만 꽂혀 있어선 Hi-X55의 장기를 못 알아볼지도 모른다. 처음 며칠 아쉬움만 가득했던 필자처럼 말이다.

Hi-X55의 설치예술적인 사운드는 현대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오락들을 색다르게 경험시켜 줄 수 있다. 소리의 재설치에서 오는 새로운 경험이 궁금한가. 그렇다면 지금 오스트리안 오디오의 Hi-X55를 통해 귀로 체험해 보시길 바란다. 



Contributing Editor   Young il Jeff Khim

Photographer Sunwo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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