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사운드, 모던 디자인

APS Klasik 2020

클래식한 디자인과 모던한 사운드를 둘 다 갖춘 실력파 스피커


Contributing Editor Myongshik Shin 

(현) 플레이독 소프트 사운드 디자이너  

(전) 선데이토즈 사운드팀, 블루홀 피닉스 게임즈 사운드실


개요

이번에는 매우 생소한 브랜드의 생소한 제품을 리뷰하려고 한다. 바로 ‘APS(Audio Pro Solution)’라는 브랜드의 ‘Klasik 2020’이라는 7인치 액티브 2-Way 스피커 제품이다. 항상 새로운 악기, 새로운 음향 장비와의 첫 조우는 두근거린다. 어떤 소리를 내어줄지, 외관과 비슷한 소리를 내는 녀석일지, 혹은 외관과 정 반대의 소리를 내어줄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연결을 하고 파워 스위치를 올려본다.


APS사에 대하여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2006년에 설립된 폴란드 기반의 회사임을 알 수가 있었다. 폴란드는 우리나라와 닮은 점을 찾기 쉬운, 왠지 모를 친숙함이 있는 나라다. 근현대사에서 침략을 수없이 당했지만 독립을 이뤄낸 역사라든가, 게임에 미친 듯이 열광하는 문화라든가(소위 말하는 ‘갓겜’ 위처는 폴란드 개발사의 게임이고,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잘하는 나라로 알려진 나라 중에 하나가 바로 폴란드이다). 필자도 우연히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바르샤바 공항 근처에서 12시간 정도 머무를 기회가 있었는데, 깔끔한 도시와 IT 강국인 점이 매우 한국과 닮아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러한 IT 강국을 만든 요소가 모니터링 스피커를 개발하게 된 APS사의 뿌리와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확대 해석해본다.

Audio Pro Solution이라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다소 투박한 이름이지만 스피커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AEON이라는 라인업과 Klasik이라는 라인업이 주력인 것으로 보이는데, 오늘은 Klasik이라는 라인업의 가장 최근 모델인 ‘Klasik 2020’이라는 제품을 살펴보려고 한다.


APS의 Klasik 2020은 왜곡이 적은 Class A의 장점과 에너지 효율이 좋은 Class B의 장점을 절충한 Class AB 증폭 방식을 채택했다.


디자인: 우드 피니쉬와 백패널

디자인을 먼저 언급하는 이유는 사용자들이 실제로 제품을 구매하여 언박싱을 할 때 디자인을 기능과 성능보다 먼저 접하기 때문인 점도 있고, 또 디자인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을 것 같은 음향 기기의 영역도 이제는 비슷한 고성능의 제품이 우르르 쏟아지면서, 비슷한 성능과 가격일 경우 구매자들은 당연히 디자인을 중시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디자인을 가장 신경 쓰기로 유명한 애플사는 지금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 않은가.

Klasik 2020의 박스를 뜯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우드 피니쉬다. Klasik이라는 이름답게 결이 보이는 나무를 사용하여 마감을 한 점은, 이 스피커 개발자들의 자기 제품에 대한 신념과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검은색 한 가지의 색상으로만 출시가 된다고 하는데, 검은색 우드 피니쉬 때문에 모델명 Klasik 2020처럼 모던함과 클래식이 공존하는 매력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띄었던 것은 백패널이다. 백패널이 이렇게 멋있는 스피커는 또 처음 접해보았다. Klasik이라고 적혀있는 얇은 폰트는 마치 북유럽 유명 가구사를 떠올릴 법한 스타일리시한 폰트였다. 너무 멋있어서 브랜드명 보다 오히려 모델명을 앞 단에 배치했으면 더욱 멋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백패널의 뚫린 포트 부분은 우퍼의 레조넌스와 프리퀀시를 핸들링 하는 부분으로 알려져 있다. 백 패널의 양 옆으로 2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데, 검은색 패널에 눈 모양으로 구멍을 내어 놓으니 마치 배트맨 얼굴이 생각나기도 하는 스타일리시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Klasik 2020은 직사각형 나무 마감 때문인지 부피가 타 7인치 스피커에 비해 얇고 날렵해 보였다. 제네렉(Genelec) 사의 제품의 경우 둥글둥글한 모양 때문에 살짝 부해 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인테리어나 보여지는 이미지에 신경을 쓰는 사용자라면 우드 재질인 점을 달가워할 것이고, 공간이 협소한 곳에서 공간을 아껴야 할 사용자라면 긴 직사각형 모양을 달가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Klasik 2020의 무게는 8.5kg으로 일반적인 7인치 스피커 군보다 가벼운 편이다. 


스펙

생소한 제품인 만큼, 상세 스펙을 간단하게 해석해 보았다.

> 니어-미디엄 필드 모니터

> 2-Way ‘ 크로스 오버 프리퀀시 : 3.2kHz

> 프리 필드 주파수 응답 : ± 2 dB: 35 Hz, 25 kHz 

> 프리 필드에서의 SPL : @ 1m: RMS: 103 dB (싱글)

> 피크 : 111 dB (페어)

> 베이스/미드-레인지  라우드스피커   :  7” 

> 다이어그램 : 셀룰로오스, 서라운드 : 러버 (고무)

> 트위터 라우드스피커 : 3/4” 알루미늄 돔

> 베이스/미드-레인지 파워 앰플리파이어 : 75W RMS @ 8W 

> 트위터  파워  앰플리파이어: 75W   RMS   @  8W

> 인풋 : XLR Symmetrical (밸런스); RCA Asymmetrical (언밸런스)

> 인풋 임피던스 :  10  kΩ 

> 면적 : 320 x 210 x 280 mm

> 무게 : 8.5 kg

의외로 타사 7인치 제품군 보다 공식적인 무게가 가벼웠던 점이 인상 깊었다. RCA 인풋을 지원하는 점을 반기는 사용자가 은근히 많을 것 같다. 톤을 컨트롤할 수 있는 버튼은 Tweeter Level 버튼과 Bass 버튼을 제공하고 있다. Tweeter Level 버튼으로 룸 환경에 따라 고주파수 대역을 깎고 싶다면

-1.5로, 고주파수 대역을 살리고 싶다면 +1.5로 세팅할 수 있다. Bass 버튼의 경우 1,2,3으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를 제공하고 있는데, 2번에 놓았을 경우 추가 부스트가 없는 내추럴 모드, 3번의 경우 베이스에 약간의 부스트를 하는 모드, 1번의 경우 가장 베이스 대역이 넓은(저역대를 살리는) 모드라고 설명되어 있다.

Klasik 2020은 스펙 시트를 참고해 보니 Class AB 증폭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Class AB는 왜곡이 적은 Class A의 장점과 에너지 효율이 좋은 Class B의 장점 두 가지를 절충한 방식이다. 원 신호의 왜곡이나 손상 없이 증폭이 되기 때문에 발열이 심하고 고출력으로 설계를 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 Class A의 특징 때문인지, Klasik 2020도 여타 Class D를 채택한 스피커들에 비해서는 출력이 낮고 전력 효율이 좋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음질에 신경을 써서 설계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이파이 스피커에 주로 Class AB 방식이 채택이 되고, PC-FI 같은 제품군에 Class D를 요즘 많이 채택하는데, 이 부분에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었다.


세팅 환경

필자의 룸 환경은 여느 한국의 성인이 지내는 것과 비슷할 법한 6평 정도 크기의 주택 방이다. 데스크탑에 ADI-2 Pro fs를 연결하여 오디오 인터페이스 겸 AD/DA 컨버터로 사용하였다. Samson의 스피커 스탠드 및 Primacoustic 사의 Recoil이라는 스테이블라이저 받침을 사용하였다. XLR은 뉴트릭 + 카나레 조합을 사용하였다. 지극히 평범하고 검소하지만, 비슷한 환경에서 사용하실 독자들이 꽤 많으리라 생각해서 자신 있게 밝혀본다.


Klasik 2020의 입출력 후면에는 톤 콘트롤을 할 수 있는 Tweeter Level버튼과 Bass 버튼이 있다. 배트맨의 얼굴을 연상시키는 덕트의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소리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룸 환경이 좋지는 않다. 부득이하게 벽에서 거리를 충분히 띄우지도 못하고 세부적인 각도와 거리를 계산하지 못한 채로 일단은 급한 마음에 연결을 하고 청음을 시작하였다. 가장 처음 느낀 인상은 고음역대가 살아있다는 느낌이었다. 다소 3~5kHz가 많이 살아 있는 느낌이라 적응을 못하다가 이내 앞서 언급했었던 백패널의 Tweeter Level 버튼을 생각해 내고, -1.5로 스위치를 바꾸었다. 다시 청음을 시작해 본 결과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고음역대는 디테일이 정교해서 공간감을 정확히 들려주고 있었고, 저음역대는 표현 가능한 대역이 넓었으며 심지어 뭉개지거나 부밍 없이 정확히 베이스의 노트를 알 수 있을 만큼   세밀하게   표현을    해주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인기가 있는 타 브랜드 7인치 스피커와 직설적으로 비교해 보았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모델은 제네렉 시리즈였다. 밸런스가 좋고 저음역이 단단한 제네렉이 가장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으로 생각난 것은 의외로 정 반대인 ‘Adam a7x’였다. Adam 시리즈는 특히 고음역이 화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Klasik 2020도 Adam 시리즈에 못지않은 화사한 고음역대를 표현해 주고 있었고 심지어 디테일적인 면에서 그 이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Klasik 2020의 고음역대는 정말 칭찬을 아낄 수가 없다. 아마 필자가 처음 스피커를 켜고 이질감을 느꼈던 이유는, 이렇게 디테일하고 정확한 고음역대를 평소에 듣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들어보면 들어볼수록 보컬의 리버브와 딜레이의 표현력이 정확하고, 하이 햇과 스네어의 질감이 내가 이 악기를 100% 온전히 전달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청음을 위해 Post Malone의 ‘Circles’라는 곡을 청음 해 보았다. 이 곡에 이렇게 리버브가 표현되어 있었다고 리버브와 딜레이가 모두 정확히 들리는 느낌에 곡에 대한 해석조차 달라졌다.                                                                       저음역대 또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고음역대가 화려한 탓에 저음역대가 상대적으로 타이트한 감이 적을 수 있지만, Klasik 2020의 특징은 저역대가 매우 넓다는 것이다. 동시에 킥이나 스네어 같은 드럼의 트랜지언트도 굉장히 시원시원하게 살아 있기 때문에 요즘 인기 있는 트랩 장르들의 곡을 들을 때 정말 들을 맛이 난다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808 베이스를 흠모하는 사람들이라면 주저 없이 이 스피커를 추천해 줄 수 있겠다.

그 다음은 스테레오 이미지이다. 일부러 트랙이 많고 패닝이 많이 된 트랙을 청음 해 보았다. Michael Jackson의 ‘This Place Hotel’이라는 곡을 들었다. 스트링, 브라스, 기타부터 시작하여 엄청난 보컬 하모니까지 있는 족히 100개의 트랙은 썼을 법한 곡이다. 악기들이 좌우로 풍경처럼 제 자리를 알리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Smino의 ‘Blkjuptr’라는 트랙도 청음해 보았다. 메인 보컬이 중앙에 있을 때, 하모니 보컬이 양 끝에서 나올 때가 확실하게 구분되며 심지어 앞뒤까지 잘 표현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속칭 스위트 스팟(Sweet Spot)이 엄청 넓었다는 점이다. 보통 스피커가 바라보는 삼각형의 끝부분을 벗어나게 되면 부밍이 생기거나 소리의 차이가 심해야 하는데, Klasik 2020은 이상하게도 이 스위트 스팟이 굉장히 넓어서, 스피커를 아예 등지고 좌우로 이동하여도 꽤 비슷한 품질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스펙상으로는 표기가 되지 않는 부분임으로, 어떠한 기술력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인지 감탄했다.

Class A 증폭 방식에서 알려진 전력을 많이 사용한다는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백패널의 하단 방열판 부분을 만져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방열판 부분이 꽤 따뜻했다. 따뜻한 정도와 뜨거운 정도의 중간 즈음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언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떤 사용자들에게  좋을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음악을 굉장히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스피커라고 말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모든 장르를 막론한 음악 프로듀서들에게 좋을 것 같다고도 말하고 싶다. 룸 환경을 많이 타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음악을 이제 시작하는 프로듀서들이나 룸 환경이 좋지 않은 프로듀서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미 작업실을 갖추고 있는 프로듀서라도 Klasik 2020으로 보컬의 믹스를 체크하거나 리버브 같은 공간감을 위한 믹스를 체크할 때 정말 유용할 것 같다. 트랜지언트가 좋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일이 많은 프로듀서라면 역시 이 스피커를 추천하고 싶다. 반면 드라이하고 정확성을 최우선시 하는 믹스 엔지니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겠다.


맺음말

어떠한 정보도 없이 물음표만 가득한 채로 시작한 제품 리뷰였으나, 마무리하는 지금 시점에서는 마치 흙 속의 진주를 찾아낸 느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 스피커 Klasik 2020은 가격을 고려하였을 때 200만원 이하 대에서 최고의 성능을 내어 주는 스피커들 중에 하나라고 필자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다양한 음향 장비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국내 수입처들은 새로이 출시되는 스피커들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스피커는 수입처들이 애타게 찾던 ‘가격은 하이엔드 가격 절반 수준인데 성능은 하이엔드 뺨 후려치는’ 바로 그런 스피커이다. 음질이라는 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면, 음향 애호가들이 화려한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는다면, 이 스피커는 곧 성공 가도를 달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달콤한 상상을 해본다.


Klasik 2020의 블랙 우드 피니쉬를 통해 APS사의 세련된 디자인 감각을 엿볼 수 있다.


Photographer Sunwo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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