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Multi DAC적용, 두 개의 심장을 품은 DAP
Astell&Kern SE200
Contributing Editor: Tae Joon Kim
Photographer: Sunwoo Lee
SE100이 출시된 지 만 2년 만에 ‘SE200’이 출시 되었다. SE100은 AK 라인업에서 상급기 아래의 모델이라기보다는 플래그십과 다른 길을 제시하는 제품이었다. 사용하던 DAC칩도 ESS사 거치형 하이파이 오디오칩인 9038Pro 버전을 선택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사운드를 들려주었으며, 자사 플래그십의 절반 가격에 판매가가 정해져서 출시 당시 유저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전 AK DAP에서 들어왔던 것과 사뭇 느낌이 다른 사운드스테이지와 플랫한 음색은 늘 플래그십만 관심 받아온 AK 라인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만 같았다.
SE100에 대한 아쉬움, SE200에 대한 기대감
SE100은 분명 해상도가 높지만 오래들어도 귀가 피로하지 않으며 좌우의 공간감이 넓은 편은 아니지만 위 아래의 대역폭이 커서 음의 깊이감이 느껴지는 시원한 사운드를 선사했다. 분명 오래 청음 시 피로감을 주지 않는 시원한 사운드임에 틀림없지만, 이러한 장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악적인 쾌감이나 재미가 없는 질리기 쉬운 사운드로 귀결이 되면서 점점 포터블 DAP유저들의 관심에서 멀어져만 갔다.
SE200이 언젠가 출시가 된다면 ESS Sabre 9038Pro 싱글DAC에서 듀얼로 나와 그 동안 AK 튜닝기술에 힘입어서 걸작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던 중에 갑자기 SE200 리뷰용 제품을 접하게 되었다.

SE200 전원, 재생 관련 조작 버튼
SE200, 전무후무한 Multi DAC 장착
리뷰용으로 전달된 SE200을 보고 그만 충격에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DAP 상단 출력단자만 자그마치 4개. 이건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출력단자 수가 아니던가! 보통 DAP에 이어폰 헤드폰 출력단자는 2.5/3.5/4.4/6.3 이렇게 종류별로 넣은 경우는 있지만 SE200처럼 마치 A포트(2.5/3.5) B포트(2.5/3.5) 종류별로 동일하게 배치가 된 경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종류의 두 단자를 한 세트로 두 개가 배치된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SE200에는 포터블 DAP사상 최초로 멀티DAC이 설치가 되었기 때문이다(Dual DAC이 아니라 Multi DAC이다).
포터블 DAP 역사상 전무후무한 한 제품. 안에 제조사가 다른 DAC칩이 두 개가 독자적인 구성으로 들어가 있다. 제품을 본 순간 빨리 청음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제품의 디자인에 슬며시 눈길이 갔다. 분명 멀리서 보면 SE100의 모습이다. SE100이 출시될 때 제품의 단면은 평행사변형 구조였다. 그러다 보니 각 모서리 끝이 날카롭고 전제 모습이 밋밋하게 보였다. 한 마디로 확 끌리는 아우라가 없었다. SE200이 언젠가 출시가 된다면 결국 SE100의 디자인을 답습할 텐데 도대체 여기서 더 어떻게 디자인이 변할 수 있을까 싶었다. 설령 변화를 준다고 해도 지금 이 외형에서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기 보다는 전작과 다른 디자인으로 단지 새 제품임을 알리는 인식표 수준에 불과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설정의 'DAC 필터 설정'으로 들어가서 원하는 DAC를 고르면 된다.
디자인적 변화는?
하지만 SE200을 천천히 살펴보는 동안 그런 예상은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했다. 볼륨 휠이 있는 사이드 라인의 변화가이번 SE200 디자인의 핵심이다. 전작 SE100에서는 주로 직선적인 면이 강조가 되다 보니 뭔가 따뜻한 느낌이 안 들었다. 이번 SE200에선 사이드 면이 곡선으로 처리가 돼서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작은 변화인 것 같지만 이 곡선은 미래 공학적인 디자인에 마치 테슬라 디자인을 떠오르게 한다. 시각적으로는 수려하고 매끈하며 촉감적으로는 단단하고 강인함을 선보이는 디자인이다. 특히 사이드면에 있는 불륨 휠이 앞으로 AK의 아이덴티티가 될 전망인가 보다. 자사 SA700모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LED볼륨 휠을 SE200에도 적용을 하였다. 일단 이 볼륨 휠의 LED 인디케이터의 역할은 중요하다. 사용 중인 멀티 DAC의 종류를 컬러로 알려줄 뿐만 아니라 재생되는 음원의 포맷에 따른 각각 컬러를 보여준다. 볼륨을 올릴 때 볼륨 범위에 따라서 표시되는 컬러도 구분돼있다. 사이드 쪽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SE200의 디자인 철학은 바로 단면 부분에 분명하게 드러나있다. 전작 SE100 디자인의 단면이 흔하지 않은 평행사변형 모양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밋밋한 사각형 느낌을 주었다면, 이번 SE200에서는 같은 평행사변형 단면이지만 두 개의 평행사변형이 겹쳐진 듯한 굴곡이 있는 평행사변형 모양이다. 이 부분은 두 가지 DAC가 사용되었다는 점을 디자인으로 그 정체성을 구현한 부분인 것 같다. 두 개의 평행사변형이 겹쳐진 듯한 모습으로 말이다.한 기기 안에 두 개의 심장이 들어있는 SE200의 정체성을 디자인적으로 잘 표현한 부분이다.
이번 SE200의 바디컬러 또한 문 실버로 강인하고 단단한 외관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 국내에서는 SE100은 무슈샤(M.Chat) 버전이 한정판매가 있었다는 전례에 비추어 보면 이번 SE200도 컬러마케팅 내지는 한정판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b같다. 하지만 기본형인 문 실버 색감이 너무나 완벽하다. 일단 기기의 메탈릭 특성을 잘 드러내주며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오래 보아도 질리지가 않는다.기본형 자체가 훌륭하다.
또한 SE200의 Rear, Top Cover에는 기존에 사용했던 Glass 소재가 아닌 Ceramic 소재를 적용해 독특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기존의 글래스와는 달리 빛이 깊고 은은하게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광택 Ceramic Cover (Rear & Top)를 위해 정밀 금형을 별도로 제작하였으며 깨짐 방지를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저속 가공 공법 적용과 7가지 이상의 공정을 통해 나온 Ceramic Cover (Rear & Top)는 단순히 아름답게만 보이는 것이 아닌 기능과 완벽한 일체화를 이루는 것이 마치 거울과 같이 투명하고 깔끔하다. 거울 대용으로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알루미늄 바디에 맞추어 정교하게 가공된 세라믹 커버로부터 Astell&Kern이 추구하는 원소재의 아름다움과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다. 곡선의 커팅이 적용된 리어 커버는 사이드 곡면과 만나 휠을 부드럽게 감싸면서, 유려한 빛의 흐름을 보여준다.
SE200의 강점은 또한 제품 무게에 있다. 현재 포터블 DAP의 사이즈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핸드폰도 마찬가지로 대 화면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웃도어시 사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이 무게이다. 크기는 손으로 잡을 수만 있으면 된다. 문제는 무게이다. SP2000을 더운 여름날에 한 손에 들고 다닌다고 상상해보자. 무거워서 단독으로 장시간 이동 시 손목에 무리를 줄 수가 있다. SE200의 무게는 SP2000보다 훨씬 가볍다.
AKM의 Flagship DAC인 AK4499EQ DAC로 청음
이제 본격적으로 이 제품의 가장 중요한 사운드를 살펴보자. 두 개의 DAC이 사용이 되었다는 말만 들었지 오른쪽 왼쪽 각각 어떤 DAC가 들어가 있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음악을 재생했다. 사전 지식이 없는 가운데 두 개 포트의 음질 차이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먼저 자연스레 왼쪽 포트에 손이 갔다. 당연히 2.5 밸런스드를 먼저 재생해보았다. 듣는 순간 눈 번쩍 뜨일 정도로 강력한 임팩트가 느껴졌다.그리고 많이 익숙한 소리결이 느껴졌다. 이건 확인할 필요없이 SP2000에서 검증 받은 AKM社의 Flagship DAC인 AK4499EQ 임을 바로 직감할 수가 있었다. 배경의 적막함과 더불어 뒷배경이 하나 더 있는 듯한 탁월한 사운드스테이지를 선사한다. 그 동안 AK DAP의 강점은 맑고 깨끗한 중고역대와 노이즈가 전혀 없는 적막한 배경이 그 특징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어느 특정 대역대 음들이 날뛰거나 거센 느낌이 없는 전대역대 고르게 톤다운된 음색이 일품이다. 부드럽고 고운 음색 역시 빼놓을 수 없는 AK 사운드의 시그니처이다. 이미 SP2000에서 입증이 된 AKM4499EQ 튜닝 실력이 완벽해져서 그런지 SE200에선 듀얼 DAC가 아닌 싱글 DAC 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소리를 선사해주고 있다.

부드럽게 곡선 처리가 된 LED 볼륨 휠. LED 볼륨 휠은 음원 종류에 따라 레드,그린,블루,퍼플의 색깔로 변한다.
대편성 교향곡을 들을 때 전율이 느껴지는 사운드이다. 좌우 앞뒤 정위감이 정확하게 감지된다. 거치형 시스템인 스피커의 소리는 우리가 청음 시 직접음을 보다는 반사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포터블 시스템에서 특히 이어폰에서 반사음은 기대할 수가 없다. 우리는 두 개의 귀로 각각 들려오는 소리를 뇌에서 최종 판단을 할 뿐이다. 이 때 바로 가상의 공간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이 부분이 바로 사운드스테이지이다. 사운드스테이지는 가상의 3차원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음악을 재생할 때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이 가상의 공간에서 연주되는 악기의 위치를 감지하면서 듣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마치 대편성 연주곡 청음 시 이어폰을 듣는 청음자는 지휘자에 가까운 중심 무대에 자리를 잡고 있다. 목관악기들은 현악기보다 뒷쪽으로 배치가 되어있으며 타악기들은 무대 바로 뒤쪽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디오 기기에서 사운드스테이지가 중요한 이유는 실제 공연장에서 연주되는 악기의 위치와 연주장에 있는 나와의 실제거리감을 오디오 기기에서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공연장에서는 그 거리감을 분명히 느낄 수 있지만 오디오 사운드는 뇌가 인위적으로 만든 가상의 공간인 사운드스테이지에서만 체험될 뿐이다.
문제는 이어폰으로 청음 시 이 거리감을 현실감 있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잘 살려주는 DAP가 좋은 DAP인 것이다. SE200은 이 거리감을 좀 더 현실감 있게 재현을 해준다. SE200은 지금까지 그 어떤 포터블 DAP에서 구현되지 못한 거리감과 소리의 깊이감을 실현한 SP2000의 심장을 채택했다. 이제 원숙한 튜닝이 느껴지는 SE200에서의 AKM4499EQ의 사운드는 향후 SP2000 M 버전은 더이상 출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암시해 주는 것 같다. SE200의 하나의 심장이 마치 SP2000 M 버전의 역할을 이미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켜 주는 듯 하다. SE200의 AK4499EQ는SP2000의 입체적인 사운드스테이지를 그대로 잘 계승해서 드러내주고 있다. 무대감은 좌우로 넓을 뿐만 아니라 바로 앞뒤로도 넓다. SP2000의 감동을 SE200에서도 고스란히 마치 내가 공연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준다. 보컬과 악기가 일직선으로 배열이 2차원적인 구성이 아니라 보컬 뒤에 타원형을 그리면서 악기가 배치가 되어 있는 3차원 입체감을 선사해준다.앞 뒤의 거리감이 좁지 않다보니 자연스러운 소리의 깊이감도 일품이다. SE200에서 AK4499EQ의 사운드스테이지는 넓고 무대의 전후 깊이감이 뛰어나다. 그리고 깨끗하고 명료한 저음을 선보여준다. 브람스 심포니 1번을 듣기 위해 아바도 지휘에 베를린 필 연주 DG 반을 재생시켰다. 이 곡의 최대 경청 포인트는 1악장. 1악장 시작 시 팀파니의 연타를 들을 수 있는데 AK4499EQ에서는 마치 사람의 우울과 불안한 심리를 그대로 소리로 시각화한 듯 느낌이 들게끔 사실적으로 표현이 된다. 내내 긴장과 암울함을 지닌 채 팀파니는 더 강하게 때려대고 관현악 파트도 이에 대항해서 무겁게 들린다. 팀파니 소리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요동친다. 단순히 청음의 즐거움에서 한발 짝 더 나아가 온몸의 전율이 엄습하는 감동을 이끌어 내는 사운드다. 이번에는 늘 리뷰 때마다 듣는 클래식 앨범인 Karajan BPO, ㄹAlbinoni/Pachelbel/Boccherini/Respighi 를 들었다.이 앨범은 Albinoni Adagio 를 타이틀로 Karajan과 BPO가 69년 베를린 예수교회에서 녹음한 앨범이다. 이 음반의 캐논은 클래식이라는 장르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 아닌가 싶다. 클래식컬 뮤직자체를 그 당시 시대의 대중음악이라는 입장으로 본다면 클래식이라서 지금까지 인정 받은 게 아니라 그냥 음악자체가 사전 지식이 없어도 듣기에 너무 좋고 뛰어났기에 지금도 여전히 사랑을 받는다는 점이 더 정확한 지적인 것 같다. AK4499EQ에서 재생되는 아다지오는 오르간연주와 현 파트가 공기 중으로 튀어 오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선명함이 매우 탁월하다. SP2000에서 들었던 클래식의 감동이 그대로 SE200에서도 느껴지는 순간이다. AK4499EQ에서 듣는 클래식의 감동으로 미루어 네이밍을 SE200이 아니라 SE2000이라고 명명해야 옳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사상 첫 멀티 DAC 적용이라는 멋진 결정구를 던진 Astell&Kern의 신작 DAP SE200. 상단에 무려 4개의 출련단자가 보인다.
ES9068AS신형 DAC로 청음
이제는 SE200에서 처음 사용된 ESS社의 최신 audiophile DAC인 ES9068AS신형 DAC을 들어볼 차례이다. AKM4499EQ와 비교해서 ESS ES9068AS DAC은 SE200에 최초로 사용이 되었다. 듀얼 DAC 구성으로 되어있는 것을 보니 ES9068AS가 SE200의 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첫인상이 너무나 당혹스러웠다. AKM4499EQ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너무나 해상도가 낮았고 음의 분리도 또한 많이 부족해 보였다.전작 SE100도 에이징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되어야 제대로 소리가 나온 전례가 있기에 에이징 후의 소리변화를 지켜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에이징 200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ESS ES9068AS 신형 DAC의 진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ES9068AS는 여러모로 기존 AKM4499EQ와 비교가 된다. 이러한 Multi DAC 구성으로 인해 SE200은 팔색조와 같다. 두 개의 DAC가 확실한 대비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장 크게 두드러진 점은 ESS ES9068AS의 사운드 스테이지이다. AKM4499EQ가 객석의 중앙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사운드스테이지라면 ESS ES9068AS는 오케스트라 안으로 들어가 지휘자의 위치에서 소리를 듣는 사운드스테이지다. 블루노트 유일의 녹음인 JOHN COLTRANE, BLUE TRAIN을 들어보았다. 일단 밀도감이 일품이다. 틈이 보이지 않을 만큼 소리로 가득 차 있다. 다른 DAP에서 이 앨범의 관악기의 음상이 다소 옅은 느낌이 있었지만 ES9068AS에서는 그런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다. 윤곽이 전체적으로 강조되지 않지만 음상의 정위감은 매우 명료해지고, 솔로 악기의 음상도 충분히 풍만하며 밀도가 전체적으로 높다. Coltrane의 색소폰 사운드는 마우스피스를 무는 입의 모양까지 보일 정도로 사실적이고 생동감이 전해진다. Lee Morgan의 트럼펫 역시 생생하며 선명도가 뛰어나다. 마치 스피커를 통한 하이파이 사운드가 느껴진다. 부드럽게 퍼지는 저역의 잔향감이 좋다. ES9068AS의 사운드는 마치 뒤에서 앞으로 밀려들어오는 묵직한 소리이다. 에코와 실제음의 분리가 명료하기 하며 악기의 음색, 동작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내가 연주자와 한 무대에 있는 사운드스테이지를 느낄 수 있어 마치 눈앞에서 연주해주는 듯한 쾌감에 빠질 수 있다. 내 앞에서 연주하고 있는 뮤지션의 손을 건드릴 수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ES9068AS의 재즈연주 재생은 발군이다. 처음에 뇌에 강력한 임팩트는 분명 AKM4499EQ 이었으나 에이징 후 음악을 듣는 빈도수는 압도적으로 ES9068AS의 쪽으로 높아져만 갔다. ES9068AS의 강력한 비교우위는 무엇보다 음색이 디지털스러운 음색이 아니라 아날로그 음색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분명 디지털임에도 불구하고 자연 그 자체의 신호처럼 매우 자연스럽다. 오래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에이징이 된 후엔 미세한 소리까지도 명확하게 잡아낸다. AKM4499EQ가 BA 드라이버라면 ES9068AS의 사운드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같은 느낌을 준다. 클래식은 엄청난 분리도와 해상도 덕분에 AKM4499EQ가 더 좋았으며 락, 가요, 팝, 재즈는 마치 스튜디오나 공연장 무대 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ES9068AS가 더 좋았다.

두 개의 평행사변형이 겹쳐있는 듯한 굴곡진 디자인이 사상 첫 멀티 DAC 적용이라는 SE200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해주는 듯 하다.
AKM4499EQ가 해상도 면에선 상대적으로 ES9068AS 보다 더 높다. 동일 볼륨 시 출력도 AKM4499EQ 쪽이 더 세게 들린다. 저역의 단단함에 있어서 AKM4499EQ는 미드 베이스가 강점이며 이에 뱐해 ES9068AS는 미드베이스에서 서브베이스로 이어지는 부분의 단단함이 좋다. 공간감은 SP2000에 비해서 둘 다 좌우가 조금은 좁은 편이다.
AKM4499EQ에서 무조건 클래식만 좋은 것은 아니다. 비트가 빠른 가요와 팝 음악은 오히려 4499EQ에서 재생이 더 유리해보인다. 특히 저역을 웅장하게 터뜨려 주면서 카랑카랑한 소리를 들려준다. 이에 반해 ES9068AS는 재즈나 발라드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이런 면 때문에 조만간 정식 출시가 될 SE200은 전무후무한 올라운더 DAP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어폰 매칭에도 매우 유리하다. SE200은 디지털 음색과 아날로그 음색 두 가지를 하나의 DAP에서 선택 가능하게 한 점이 시장에서 가장 환영 받지 않을까 싶다. 항상 ESS사와 AKM사의 최신형 DAC를 제품에 우선적으로 제공받는 모습에서 AK의 위상과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더구나 그 어느 제조사도 시도하지 못한 부분을 양산품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AK의 기술력에 다시 한 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하나의 AMP 회로로 설계한 것이 아니라, AKM, ESS DAC들이 가진 다른 특성을 고려해 최적화된 각기 다른 AMP 설계를 적용한 점이 놀라웠다. 더 나아가 BAL, UNBAL의 채널별 신호를 분리해 서로 간섭 없는 독립적인 회로를 설계해 극한의 사운드를 제공하는데 AK의 기술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E200에서는 음악 장르에 맞춰 사용자 스스로 DAC를 고르는 것에서 더 나아가, DAC 제조사가 유저가 직접 선택해 나만의 사운드 스타일을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USB-C타입 충전을 지원한다. 배터리 타임은 AK4499EQ DAC 사용 시 약 10시간, ES9068AS DAC 사용 시 약 14시간이다.
청음을 마무리하며
AK는 자사의 라인업을 이렇게 정의 내리고 있다.
A & ultima AK의 최첨단 기술을 투영한 최고의 선수
A & futura 압도적 인 성능으로 새로운 음악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Hi-Fi 퀄리티
SE200에서 이 두 가지 라인업의 명제를 동시에 구현시켰다. 신제품 SE200은 AKM의 정위감 있는 사운드와 ESS의 웅장함이 조화를 이루어 어떤 특정 장르나 음색에 치우치기 보다는 밸런스 있는 소리를 구현하는데 그 초점을 두었다고 본다. 자고로 미(Beauty)라는 것은 우리의 시각을 뛰어 넘어서 다른 감각 심지어 마음까지도 기쁘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출시된 그 어떤 DAP도 저 문장을 만족시키는 DAP는 현재까지는 SE200이 유일할 것 같다. 리뷰어 입장에서 진정한 리뷰의 끝은 직접 제품 구매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다. 떠나 보낸 SE200의 빈자리가 유독 커 보인다. 어서 빨리 정식 발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SE100, SE200 스펙표 (자료제공: 드림어스컴퍼니)
Part | SE100 | SE200 |
CPU | Octa core |
DAC | ESS ES9038PRO single | ESS ES9068AS dual & AK4499EQ single |
Display | 5.0inch 720x1280 |
Bit / Sample rate | 32bit/384kHz, Native DSD256 |
Output Level | Balance 4V, Unbalance 2V | Balance 6V, Unbalance 3V |
Audio Output | 2.5mm, 3.5mm | 2.5mm, 3.5mm x2 |
Memory | 128G | 256G |
Network | Wi-Fi(2.4GHz), Bluetooth(aptX HD) |
Battery | 연속 재생 11hrs | 연속 재생 14hrs |
USB Interface | C type | 3.0 |
Charging | 9V 1.67A | 고속 충전 |
Material | Aluminum |
#MultiDAC #전무후무DAP #고성능DAP #아스텔앤컨 #SE200 #지갑도둑
최초의 Multi DAC적용, 두 개의 심장을 품은 DAP
Astell&Kern SE200
Contributing Editor: Tae Joon Kim
Photographer: Sunwoo Lee
SE100이 출시된 지 만 2년 만에 ‘SE200’이 출시 되었다. SE100은 AK 라인업에서 상급기 아래의 모델이라기보다는 플래그십과 다른 길을 제시하는 제품이었다. 사용하던 DAC칩도 ESS사 거치형 하이파이 오디오칩인 9038Pro 버전을 선택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사운드를 들려주었으며, 자사 플래그십의 절반 가격에 판매가가 정해져서 출시 당시 유저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전 AK DAP에서 들어왔던 것과 사뭇 느낌이 다른 사운드스테이지와 플랫한 음색은 늘 플래그십만 관심 받아온 AK 라인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만 같았다.
SE100에 대한 아쉬움, SE200에 대한 기대감
SE100은 분명 해상도가 높지만 오래들어도 귀가 피로하지 않으며 좌우의 공간감이 넓은 편은 아니지만 위 아래의 대역폭이 커서 음의 깊이감이 느껴지는 시원한 사운드를 선사했다. 분명 오래 청음 시 피로감을 주지 않는 시원한 사운드임에 틀림없지만, 이러한 장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악적인 쾌감이나 재미가 없는 질리기 쉬운 사운드로 귀결이 되면서 점점 포터블 DAP유저들의 관심에서 멀어져만 갔다.
SE200이 언젠가 출시가 된다면 ESS Sabre 9038Pro 싱글DAC에서 듀얼로 나와 그 동안 AK 튜닝기술에 힘입어서 걸작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던 중에 갑자기 SE200 리뷰용 제품을 접하게 되었다.
SE200 전원, 재생 관련 조작 버튼
SE200, 전무후무한 Multi DAC 장착
리뷰용으로 전달된 SE200을 보고 그만 충격에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DAP 상단 출력단자만 자그마치 4개. 이건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출력단자 수가 아니던가! 보통 DAP에 이어폰 헤드폰 출력단자는 2.5/3.5/4.4/6.3 이렇게 종류별로 넣은 경우는 있지만 SE200처럼 마치 A포트(2.5/3.5) B포트(2.5/3.5) 종류별로 동일하게 배치가 된 경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종류의 두 단자를 한 세트로 두 개가 배치된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SE200에는 포터블 DAP사상 최초로 멀티DAC이 설치가 되었기 때문이다(Dual DAC이 아니라 Multi DAC이다).
포터블 DAP 역사상 전무후무한 한 제품. 안에 제조사가 다른 DAC칩이 두 개가 독자적인 구성으로 들어가 있다. 제품을 본 순간 빨리 청음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제품의 디자인에 슬며시 눈길이 갔다. 분명 멀리서 보면 SE100의 모습이다. SE100이 출시될 때 제품의 단면은 평행사변형 구조였다. 그러다 보니 각 모서리 끝이 날카롭고 전제 모습이 밋밋하게 보였다. 한 마디로 확 끌리는 아우라가 없었다. SE200이 언젠가 출시가 된다면 결국 SE100의 디자인을 답습할 텐데 도대체 여기서 더 어떻게 디자인이 변할 수 있을까 싶었다. 설령 변화를 준다고 해도 지금 이 외형에서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기 보다는 전작과 다른 디자인으로 단지 새 제품임을 알리는 인식표 수준에 불과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설정의 'DAC 필터 설정'으로 들어가서 원하는 DAC를 고르면 된다.
디자인적 변화는?
하지만 SE200을 천천히 살펴보는 동안 그런 예상은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했다. 볼륨 휠이 있는 사이드 라인의 변화가이번 SE200 디자인의 핵심이다. 전작 SE100에서는 주로 직선적인 면이 강조가 되다 보니 뭔가 따뜻한 느낌이 안 들었다. 이번 SE200에선 사이드 면이 곡선으로 처리가 돼서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작은 변화인 것 같지만 이 곡선은 미래 공학적인 디자인에 마치 테슬라 디자인을 떠오르게 한다. 시각적으로는 수려하고 매끈하며 촉감적으로는 단단하고 강인함을 선보이는 디자인이다. 특히 사이드면에 있는 불륨 휠이 앞으로 AK의 아이덴티티가 될 전망인가 보다. 자사 SA700모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LED볼륨 휠을 SE200에도 적용을 하였다. 일단 이 볼륨 휠의 LED 인디케이터의 역할은 중요하다. 사용 중인 멀티 DAC의 종류를 컬러로 알려줄 뿐만 아니라 재생되는 음원의 포맷에 따른 각각 컬러를 보여준다. 볼륨을 올릴 때 볼륨 범위에 따라서 표시되는 컬러도 구분돼있다. 사이드 쪽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SE200의 디자인 철학은 바로 단면 부분에 분명하게 드러나있다. 전작 SE100 디자인의 단면이 흔하지 않은 평행사변형 모양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밋밋한 사각형 느낌을 주었다면, 이번 SE200에서는 같은 평행사변형 단면이지만 두 개의 평행사변형이 겹쳐진 듯한 굴곡이 있는 평행사변형 모양이다. 이 부분은 두 가지 DAC가 사용되었다는 점을 디자인으로 그 정체성을 구현한 부분인 것 같다. 두 개의 평행사변형이 겹쳐진 듯한 모습으로 말이다.한 기기 안에 두 개의 심장이 들어있는 SE200의 정체성을 디자인적으로 잘 표현한 부분이다.
이번 SE200의 바디컬러 또한 문 실버로 강인하고 단단한 외관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 국내에서는 SE100은 무슈샤(M.Chat) 버전이 한정판매가 있었다는 전례에 비추어 보면 이번 SE200도 컬러마케팅 내지는 한정판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b같다. 하지만 기본형인 문 실버 색감이 너무나 완벽하다. 일단 기기의 메탈릭 특성을 잘 드러내주며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오래 보아도 질리지가 않는다.기본형 자체가 훌륭하다.
또한 SE200의 Rear, Top Cover에는 기존에 사용했던 Glass 소재가 아닌 Ceramic 소재를 적용해 독특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기존의 글래스와는 달리 빛이 깊고 은은하게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광택 Ceramic Cover (Rear & Top)를 위해 정밀 금형을 별도로 제작하였으며 깨짐 방지를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저속 가공 공법 적용과 7가지 이상의 공정을 통해 나온 Ceramic Cover (Rear & Top)는 단순히 아름답게만 보이는 것이 아닌 기능과 완벽한 일체화를 이루는 것이 마치 거울과 같이 투명하고 깔끔하다. 거울 대용으로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알루미늄 바디에 맞추어 정교하게 가공된 세라믹 커버로부터 Astell&Kern이 추구하는 원소재의 아름다움과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다. 곡선의 커팅이 적용된 리어 커버는 사이드 곡면과 만나 휠을 부드럽게 감싸면서, 유려한 빛의 흐름을 보여준다.
SE200의 강점은 또한 제품 무게에 있다. 현재 포터블 DAP의 사이즈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핸드폰도 마찬가지로 대 화면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웃도어시 사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이 무게이다. 크기는 손으로 잡을 수만 있으면 된다. 문제는 무게이다. SP2000을 더운 여름날에 한 손에 들고 다닌다고 상상해보자. 무거워서 단독으로 장시간 이동 시 손목에 무리를 줄 수가 있다. SE200의 무게는 SP2000보다 훨씬 가볍다.
AKM의 Flagship DAC인 AK4499EQ DAC로 청음
이제 본격적으로 이 제품의 가장 중요한 사운드를 살펴보자. 두 개의 DAC이 사용이 되었다는 말만 들었지 오른쪽 왼쪽 각각 어떤 DAC가 들어가 있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음악을 재생했다. 사전 지식이 없는 가운데 두 개 포트의 음질 차이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먼저 자연스레 왼쪽 포트에 손이 갔다. 당연히 2.5 밸런스드를 먼저 재생해보았다. 듣는 순간 눈 번쩍 뜨일 정도로 강력한 임팩트가 느껴졌다.그리고 많이 익숙한 소리결이 느껴졌다. 이건 확인할 필요없이 SP2000에서 검증 받은 AKM社의 Flagship DAC인 AK4499EQ 임을 바로 직감할 수가 있었다. 배경의 적막함과 더불어 뒷배경이 하나 더 있는 듯한 탁월한 사운드스테이지를 선사한다. 그 동안 AK DAP의 강점은 맑고 깨끗한 중고역대와 노이즈가 전혀 없는 적막한 배경이 그 특징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어느 특정 대역대 음들이 날뛰거나 거센 느낌이 없는 전대역대 고르게 톤다운된 음색이 일품이다. 부드럽고 고운 음색 역시 빼놓을 수 없는 AK 사운드의 시그니처이다. 이미 SP2000에서 입증이 된 AKM4499EQ 튜닝 실력이 완벽해져서 그런지 SE200에선 듀얼 DAC가 아닌 싱글 DAC 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소리를 선사해주고 있다.
부드럽게 곡선 처리가 된 LED 볼륨 휠. LED 볼륨 휠은 음원 종류에 따라 레드,그린,블루,퍼플의 색깔로 변한다.
대편성 교향곡을 들을 때 전율이 느껴지는 사운드이다. 좌우 앞뒤 정위감이 정확하게 감지된다. 거치형 시스템인 스피커의 소리는 우리가 청음 시 직접음을 보다는 반사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포터블 시스템에서 특히 이어폰에서 반사음은 기대할 수가 없다. 우리는 두 개의 귀로 각각 들려오는 소리를 뇌에서 최종 판단을 할 뿐이다. 이 때 바로 가상의 공간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이 부분이 바로 사운드스테이지이다. 사운드스테이지는 가상의 3차원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음악을 재생할 때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이 가상의 공간에서 연주되는 악기의 위치를 감지하면서 듣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마치 대편성 연주곡 청음 시 이어폰을 듣는 청음자는 지휘자에 가까운 중심 무대에 자리를 잡고 있다. 목관악기들은 현악기보다 뒷쪽으로 배치가 되어있으며 타악기들은 무대 바로 뒤쪽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디오 기기에서 사운드스테이지가 중요한 이유는 실제 공연장에서 연주되는 악기의 위치와 연주장에 있는 나와의 실제거리감을 오디오 기기에서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공연장에서는 그 거리감을 분명히 느낄 수 있지만 오디오 사운드는 뇌가 인위적으로 만든 가상의 공간인 사운드스테이지에서만 체험될 뿐이다.
문제는 이어폰으로 청음 시 이 거리감을 현실감 있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잘 살려주는 DAP가 좋은 DAP인 것이다. SE200은 이 거리감을 좀 더 현실감 있게 재현을 해준다. SE200은 지금까지 그 어떤 포터블 DAP에서 구현되지 못한 거리감과 소리의 깊이감을 실현한 SP2000의 심장을 채택했다. 이제 원숙한 튜닝이 느껴지는 SE200에서의 AKM4499EQ의 사운드는 향후 SP2000 M 버전은 더이상 출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암시해 주는 것 같다. SE200의 하나의 심장이 마치 SP2000 M 버전의 역할을 이미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켜 주는 듯 하다. SE200의 AK4499EQ는SP2000의 입체적인 사운드스테이지를 그대로 잘 계승해서 드러내주고 있다. 무대감은 좌우로 넓을 뿐만 아니라 바로 앞뒤로도 넓다. SP2000의 감동을 SE200에서도 고스란히 마치 내가 공연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준다. 보컬과 악기가 일직선으로 배열이 2차원적인 구성이 아니라 보컬 뒤에 타원형을 그리면서 악기가 배치가 되어 있는 3차원 입체감을 선사해준다.앞 뒤의 거리감이 좁지 않다보니 자연스러운 소리의 깊이감도 일품이다. SE200에서 AK4499EQ의 사운드스테이지는 넓고 무대의 전후 깊이감이 뛰어나다. 그리고 깨끗하고 명료한 저음을 선보여준다. 브람스 심포니 1번을 듣기 위해 아바도 지휘에 베를린 필 연주 DG 반을 재생시켰다. 이 곡의 최대 경청 포인트는 1악장. 1악장 시작 시 팀파니의 연타를 들을 수 있는데 AK4499EQ에서는 마치 사람의 우울과 불안한 심리를 그대로 소리로 시각화한 듯 느낌이 들게끔 사실적으로 표현이 된다. 내내 긴장과 암울함을 지닌 채 팀파니는 더 강하게 때려대고 관현악 파트도 이에 대항해서 무겁게 들린다. 팀파니 소리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요동친다. 단순히 청음의 즐거움에서 한발 짝 더 나아가 온몸의 전율이 엄습하는 감동을 이끌어 내는 사운드다. 이번에는 늘 리뷰 때마다 듣는 클래식 앨범인 Karajan BPO, ㄹAlbinoni/Pachelbel/Boccherini/Respighi 를 들었다.이 앨범은 Albinoni Adagio 를 타이틀로 Karajan과 BPO가 69년 베를린 예수교회에서 녹음한 앨범이다. 이 음반의 캐논은 클래식이라는 장르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 아닌가 싶다. 클래식컬 뮤직자체를 그 당시 시대의 대중음악이라는 입장으로 본다면 클래식이라서 지금까지 인정 받은 게 아니라 그냥 음악자체가 사전 지식이 없어도 듣기에 너무 좋고 뛰어났기에 지금도 여전히 사랑을 받는다는 점이 더 정확한 지적인 것 같다. AK4499EQ에서 재생되는 아다지오는 오르간연주와 현 파트가 공기 중으로 튀어 오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선명함이 매우 탁월하다. SP2000에서 들었던 클래식의 감동이 그대로 SE200에서도 느껴지는 순간이다. AK4499EQ에서 듣는 클래식의 감동으로 미루어 네이밍을 SE200이 아니라 SE2000이라고 명명해야 옳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사상 첫 멀티 DAC 적용이라는 멋진 결정구를 던진 Astell&Kern의 신작 DAP SE200. 상단에 무려 4개의 출련단자가 보인다.
ES9068AS신형 DAC로 청음
이제는 SE200에서 처음 사용된 ESS社의 최신 audiophile DAC인 ES9068AS신형 DAC을 들어볼 차례이다. AKM4499EQ와 비교해서 ESS ES9068AS DAC은 SE200에 최초로 사용이 되었다. 듀얼 DAC 구성으로 되어있는 것을 보니 ES9068AS가 SE200의 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첫인상이 너무나 당혹스러웠다. AKM4499EQ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너무나 해상도가 낮았고 음의 분리도 또한 많이 부족해 보였다.전작 SE100도 에이징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되어야 제대로 소리가 나온 전례가 있기에 에이징 후의 소리변화를 지켜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에이징 200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ESS ES9068AS 신형 DAC의 진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ES9068AS는 여러모로 기존 AKM4499EQ와 비교가 된다. 이러한 Multi DAC 구성으로 인해 SE200은 팔색조와 같다. 두 개의 DAC가 확실한 대비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장 크게 두드러진 점은 ESS ES9068AS의 사운드 스테이지이다. AKM4499EQ가 객석의 중앙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사운드스테이지라면 ESS ES9068AS는 오케스트라 안으로 들어가 지휘자의 위치에서 소리를 듣는 사운드스테이지다. 블루노트 유일의 녹음인 JOHN COLTRANE, BLUE TRAIN을 들어보았다. 일단 밀도감이 일품이다. 틈이 보이지 않을 만큼 소리로 가득 차 있다. 다른 DAP에서 이 앨범의 관악기의 음상이 다소 옅은 느낌이 있었지만 ES9068AS에서는 그런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다. 윤곽이 전체적으로 강조되지 않지만 음상의 정위감은 매우 명료해지고, 솔로 악기의 음상도 충분히 풍만하며 밀도가 전체적으로 높다. Coltrane의 색소폰 사운드는 마우스피스를 무는 입의 모양까지 보일 정도로 사실적이고 생동감이 전해진다. Lee Morgan의 트럼펫 역시 생생하며 선명도가 뛰어나다. 마치 스피커를 통한 하이파이 사운드가 느껴진다. 부드럽게 퍼지는 저역의 잔향감이 좋다. ES9068AS의 사운드는 마치 뒤에서 앞으로 밀려들어오는 묵직한 소리이다. 에코와 실제음의 분리가 명료하기 하며 악기의 음색, 동작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내가 연주자와 한 무대에 있는 사운드스테이지를 느낄 수 있어 마치 눈앞에서 연주해주는 듯한 쾌감에 빠질 수 있다. 내 앞에서 연주하고 있는 뮤지션의 손을 건드릴 수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ES9068AS의 재즈연주 재생은 발군이다. 처음에 뇌에 강력한 임팩트는 분명 AKM4499EQ 이었으나 에이징 후 음악을 듣는 빈도수는 압도적으로 ES9068AS의 쪽으로 높아져만 갔다. ES9068AS의 강력한 비교우위는 무엇보다 음색이 디지털스러운 음색이 아니라 아날로그 음색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분명 디지털임에도 불구하고 자연 그 자체의 신호처럼 매우 자연스럽다. 오래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에이징이 된 후엔 미세한 소리까지도 명확하게 잡아낸다. AKM4499EQ가 BA 드라이버라면 ES9068AS의 사운드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같은 느낌을 준다. 클래식은 엄청난 분리도와 해상도 덕분에 AKM4499EQ가 더 좋았으며 락, 가요, 팝, 재즈는 마치 스튜디오나 공연장 무대 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ES9068AS가 더 좋았다.
두 개의 평행사변형이 겹쳐있는 듯한 굴곡진 디자인이 사상 첫 멀티 DAC 적용이라는 SE200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해주는 듯 하다.
AKM4499EQ가 해상도 면에선 상대적으로 ES9068AS 보다 더 높다. 동일 볼륨 시 출력도 AKM4499EQ 쪽이 더 세게 들린다. 저역의 단단함에 있어서 AKM4499EQ는 미드 베이스가 강점이며 이에 뱐해 ES9068AS는 미드베이스에서 서브베이스로 이어지는 부분의 단단함이 좋다. 공간감은 SP2000에 비해서 둘 다 좌우가 조금은 좁은 편이다.
AKM4499EQ에서 무조건 클래식만 좋은 것은 아니다. 비트가 빠른 가요와 팝 음악은 오히려 4499EQ에서 재생이 더 유리해보인다. 특히 저역을 웅장하게 터뜨려 주면서 카랑카랑한 소리를 들려준다. 이에 반해 ES9068AS는 재즈나 발라드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이런 면 때문에 조만간 정식 출시가 될 SE200은 전무후무한 올라운더 DAP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어폰 매칭에도 매우 유리하다. SE200은 디지털 음색과 아날로그 음색 두 가지를 하나의 DAP에서 선택 가능하게 한 점이 시장에서 가장 환영 받지 않을까 싶다. 항상 ESS사와 AKM사의 최신형 DAC를 제품에 우선적으로 제공받는 모습에서 AK의 위상과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더구나 그 어느 제조사도 시도하지 못한 부분을 양산품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AK의 기술력에 다시 한 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하나의 AMP 회로로 설계한 것이 아니라, AKM, ESS DAC들이 가진 다른 특성을 고려해 최적화된 각기 다른 AMP 설계를 적용한 점이 놀라웠다. 더 나아가 BAL, UNBAL의 채널별 신호를 분리해 서로 간섭 없는 독립적인 회로를 설계해 극한의 사운드를 제공하는데 AK의 기술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E200에서는 음악 장르에 맞춰 사용자 스스로 DAC를 고르는 것에서 더 나아가, DAC 제조사가 유저가 직접 선택해 나만의 사운드 스타일을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USB-C타입 충전을 지원한다. 배터리 타임은 AK4499EQ DAC 사용 시 약 10시간, ES9068AS DAC 사용 시 약 14시간이다.
청음을 마무리하며
AK는 자사의 라인업을 이렇게 정의 내리고 있다.
A & ultima AK의 최첨단 기술을 투영한 최고의 선수
A & futura 압도적 인 성능으로 새로운 음악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Hi-Fi 퀄리티
SE200에서 이 두 가지 라인업의 명제를 동시에 구현시켰다. 신제품 SE200은 AKM의 정위감 있는 사운드와 ESS의 웅장함이 조화를 이루어 어떤 특정 장르나 음색에 치우치기 보다는 밸런스 있는 소리를 구현하는데 그 초점을 두었다고 본다. 자고로 미(Beauty)라는 것은 우리의 시각을 뛰어 넘어서 다른 감각 심지어 마음까지도 기쁘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출시된 그 어떤 DAP도 저 문장을 만족시키는 DAP는 현재까지는 SE200이 유일할 것 같다. 리뷰어 입장에서 진정한 리뷰의 끝은 직접 제품 구매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다. 떠나 보낸 SE200의 빈자리가 유독 커 보인다. 어서 빨리 정식 발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SE100, SE200 스펙표 (자료제공: 드림어스컴퍼니)
Part
SE100
SE200
CPU
Octa core
DAC
ESS ES9038PRO single
ESS ES9068AS dual & AK4499EQ single
Display
5.0inch 720x1280
Bit / Sample rate
32bit/384kHz, Native DSD256
Output Level
Balance 4V, Unbalance 2V
Balance 6V, Unbalance 3V
Audio Output
2.5mm, 3.5mm
2.5mm, 3.5mm x2
Memory
128G
256G
Network
Wi-Fi(2.4GHz), Bluetooth(aptX HD)
Battery
연속 재생 11hrs
연속 재생 14hrs
USB Interface
C type | 3.0
Charging
9V 1.67A | 고속 충전
Material
Alumi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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