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가득 채우는 생생한 3D 사운드바

JBL Bar 9.1

공간을 가득 채우는 생생한 3D 사운드바


Contributing Editor : 노희준

Photographer: 이선우


JBL: James Bullough Lansing James B Lansing은 1902년 미국 일리노이주의 작은 광산 마을에서 James Martini로 태어나 47살에 비극적인 생을 마칠 때까지, 하이파이 스피커 분야에서 뛰어난 음향 엔지니어이자 발명가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1927년 최초의 유성 영화인 ‘재즈 싱어’가 상영되면서 Lansing은 음향 산업에서 자신의 미래를 펼치기 위해 할리우드가 있는 L.A로 이주하여 본명인 James Martini를 법적으로 ‘James Bullough Lansing’으로 바꾸면서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Lansing Manufacturing Company를 설립하였다. Lansing은 회사에 합류한 형제들과 함께 가내 수공업 작업으로 저녁 시간에 집에서 스피커의 콘과 음성 코일을 만들고 아침에 작업장에 출근하여 스피커 유닛을 완성하였다. 이런 방법으로 라디오와 콘솔용으로 설계된 스피커 유닛을 제작하여 본격적으로 사업의 규모를 키워 나갔고 영화 산업의 중심에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사운드 필름 시대의 개척자

유성 영화의 시대가 열리면서 고품질의 음향 기기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지만 수년이 지나도록 기술적인 발전은 정체되어 있었고 극장 음향 시스템을 독점적으로 공급한 웨스턴 일렉트릭과 RCA의 음향 품질은 대중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메이저 영화사 중 하나인 MGM 스튜디오의 음향 부서의 책임자였던 Douglas Shearer는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Lansing의 스피커 시스템을 인지하게 되었고 극장 음향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Lansing이 설계한 Shearer - MGM 시스템은 극장 음향 설비의 기준을 만들었고 선발 주자였던 웨스턴 일렉트릭과 RCA를 비롯한 여러 제조사들은 이러한 기술적인 성과를 따라 하게 되었다. 높은 안목으로 Lansing의 스피커 시스템을 선택한 Douglas Shearer는 이후 일곱 번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Lansing이 1930년대 후반에 내놓은 Iconic System은 극장용 스피커의 레퍼런스로 자리 잡아 극장 음향의 기준을 제시하는 시스템이 되었다.


Altec Lansing과 JBL

이러한 빛나는 성과는 사업 경영에는 재능이 없었던 Lansing을 뒷받침했던 창업 파트너인 Ken Decker로 인해 가능했다. Lansing이 스피커의 설계와 제조에 몰두할 수 있도록 외부 비즈니스를 조율했던 Ken Decker가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숨지면서 Lansing의 회사는 급격하게 바닥으로 거꾸러졌다. 이즈음 극장 음향 분야의 선두 주자였던 웨스턴 일렉트릭은 미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로 인해 사업부를 해체해야 했고 웨스턴 일렉트릭에서 일했던 엔지니어들은 극장 음향 시스템 유지 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Altec (All Technology) Service Company를 만들었다. Altec은 극장 음향 기술을 선도하던 Lansing Manufacturing Company가 파산의 위기에 처하게 되자 인수 합병을 추진하여 Altec Lansing Corporation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하였고 회사 경영의 짐을 내려놓은 Lansing에게는 5년 계약으로 엔지니어링 부사장의 자리를 맡겨 새로운 스피커 개발에 몰두하도록 하였다. 이 시기에 뛰어난 역작을 만들었던 Lansing은 계약 기간이 끝나자 Altec Lansing에서 독립하여 자신의 이름을 이니셜로 JBL을 새롭게 창업하였다. 당시로는 첨단 소재인 알니코 마그넷을 채용한 드라이브 유닛을 개발하여 업계의 선두 주자로의 비상을 꿈꾸었으나 회사는 또다시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파산의 위기를 겪게 되면서 날개가 꺾인 Lansing은 결국 비관하여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 체계적이지 못한 경영이 위기를 불러왔으나 기술과 제조 능력이 건재하였던 JBL은 Lansing 사후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하였고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하이파이 스피커 제조사가 되었다.


영화관의 사운드를 재현하는 JBL Bar 9.1

Altec Lansing과 JBL은 모두 최상의 사운드 필름의 음향 분야를 석권하려는 목적으로 출발하였고 이후 레코딩 스튜디오, 하이파이 오디오, 컴퓨터 데스크 파이 분야에서 서로 치열한 경쟁과 보완으로 아메리카 사운드의 전형을 완성시켰다.

2000년대를 맞이하면서 뛰어난 화질과 멀티채널 음향을 담은 DVD가 출시되면서 극장을 가지 않고도 가정 공간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홈시어터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Altec Lasing은 “Voice Of The Digital Theatre” 또는 ADA106으로 불리는 최초의 사운드바를 출시하여 다가올 사운드바의 전성시대를 예고하였다. 본격적인 홈시어터 시스템에 비해 프런트, 센터, 리어 드라이브 유닛을 하나의 몸체로 구성한 사운드바는 저음을 보강한 서브 우퍼와 함께 간단하게 설치가 가능하였고 정교해진 DSP로 가상의 서라운드 사운드를 세련되게 구사할 수 있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공간 친화적인 배치로 인해 꾸준하게 수요를 유지해왔다. 본격적으로 사운드바의 인기를 끌어올린 요인은 LCD에서 LED 그리고 OLED로 발전한 디스플레이 기술에 따라 적정한 구경의 스피커 유닛을 설치하기가  힘들  정도로   얇아진   TV였다. 사운드 필름의 시대를 지배한 JBL 역시 블루 오션이 된 사운드바 부문에 전통의 극장 음향을 녹여낸 독보적인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고 그 끝에 다다른 것이 ‘Bar 9.1’이다.

Bar 9.1은 기존의 5.1 채널에 더해 천정을 향해 소리를 뿜어내는 4개의 업파이어링 스피커 유닛을 투입하여 돌비 애트모스와 DTS:X를 지원하는 본격적인 3D 음향의 5.1.4 채널로 구성되어 있다. 884 x 62 x 120mm 크기와 3.64kg의 무게의 사운드바는 엔트리와 미들 클래스와는 달리 충분히 큰 사이즈의 박스로 만들어져 적절한 수준의 드라이브 유닛의 크기를 확보하였다. 분리형 홈시어터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음압과 디테일한 음질을 만들어 내기 위해 Bar 9.1은 JBL이 자랑할 만한 드라이브 유닛을 품고 있다. Bar 9.1은 최대출력 820W으로 4개의 레이스트랙 드라이버, 2개의 업파이어링 풀레인지, 3개의 0.75인치 트위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력으로 붙였다 떼었다 하는 좌, 우의 서라운드 유닛은 각각 업파이어링 풀레인지와 1개의 트위터로 이루어져 있다.


Bar 9.1 사운드바 본체 양 끝의 분리형 위성 서라운드 스피커는 무선 연결로 원하는 곳 어디에 놓고 사용할 수 있다.


Bar 9.1은 돌비 비전 4K 패스스루를 지원해 4K은 물론, 분리형 리어 스피커로 돌비 사운드도 즐길 수 있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탈착식의 서라운드 유닛은 3시간의 충전으로 10시간의 재생이 가능하여 DSP로 구현하는 서라운드 사운드를 물리적인 배치를 통해 보다 완벽하게 구현해내고 있다. 사운드바 박스의 가공 상태는 매우 만족스러워 앞, 윗면의 스피커 그릴이 붙어 있는 이음매는 버(burr)를 전혀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매끈하고, 각종 연결 단자는 적당한 간격으로 설치되어 각종 케이블을 겹치지 않게 연결할 수 있다. 300W의 서브 우퍼는 11.1kg의 무게의 캐비닛에 254 mm의 풀레인지 드라이버로 구성되어 단단하고 타격감 넘치는 저음을 구사한다. 사운드바와 서브 우퍼 패키지는 34 Hz~20 kHz 주파수 대역을 커버하여 영화가 상영되는 거실 공간에서 극장 못지않은 3D 사운드를 들려준다. Bar 9.1은 별도의 리모트 앱이 없어 아쉽기는 하나 직관적으로 동작하는 리모컨으로 모든 기능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HDMI 버튼을 5초 정도 길게 누르면 룸 코렉션이 가능하며, 업그레이드 이슈가 있을 경우 유무선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으면 자동으로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Bar 9.1은 HDMI ARC, 옵티컬, 블루투스 4.2로 소스입력이 가능하다.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한 크롬캐스트와 에어플레이 2도 지원한다.


Bar 9.1의 10인치(254mm) 서브우퍼는 사운드바 본체와 무선 연결해 깊은 울림을 주는 저음을 선사한다.


청음 및 평가

영화의 멀티채널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홈시어터 전용룸에서 AV 프로세서와 멀티채널 파워 앰프 또는 이 둘의 기능을 합친 AV 리시버로 앞, 뒤, 천정을 향한 스피커를 거미줄 같은 스피커 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영화 매니아들은 극히 드물기 마련이다. 필요하다면 스피커 케이블과 HDMI 케이블을 천정 위로 매립하는 방법을 쓰기도 하지만 사운드 세팅의 어려움과 AV 시스템의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대부분의 애호가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JBL Bar 9.1은 가장 간단한 구성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극장 음향 시스템을 가정 공간에서 구현한 홈시어터의 대표주자가 될 자격이 있다. 아직도 상당수의 영화관에서 레퍼런스 스피커 시스템으로 건재한 JBL의 사운드는 하이파이 분야의 하이엔드 브랜드들과는 결이 다른 사운드를 고수하여 충실한 원음의 재현과 펀치력이 좋은 단단한 저음이 청음 공간을 가득 채우는 호방함으로 시원스러운 JBL만의 사운드를 펼쳐낸다.

Bar 9.1도 JBL 사운드의 특징이 그대로 반영되어 해상력이 좋으면서 풍성한 소리로 만들어내 배우들의 대사가 뚜렷하게 들리고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사운드트랙이 흘러나오면 음악적인 감흥에 흠뻑 취하여 듣게 된다. 영화의 효과 음향은 적절한 스피드로 다가오며, 돌비 애트모스를 구현한 3D 사운드는 감상자의 귀 높이부터 하늘 높이 공간을 가로지르는 음향의 입체적인 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다.

Bar 9.1로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은 옛 영화를 보면서 분리형 홈시어터 시스템과 비교하여 사운드의 현장성, 입체 음향, 사운드트랙의 음악성을 평가해보았다. ‘글래디에이터’의 도입 부분에서 투석기에서 쏘아 올린 불 항아리가 하늘을 가르며 게르만족의 진영으로 날아가고 막시무스 장군의 지휘 아래 적의 후방으로 진격하는 기마병단의 지축을 흔드는 역동적인 장면에서 영화 사운드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주인공 막시무스가 출전에 앞서 읊조리는 대사인 “Strenth and Honour”와 성공적인 작전으로 적을 물리친 후에 포효하는 "Roma Victor"는 5분이 넘는 전투신의 백미로 영화를 본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을 맴돌았고 이런 기억을 되살려 Bar 9.1로 다시 본 글래디에이터에서 20년이 넘도록 녹슬지 않은 웰메이드 음향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반지의 제왕 3편 ‘왕의 귀환’에서는 풍전등화의 미나스 티리스를 구원하러 온 로한의 기마병단이 사우론의 부대와 맞붙는 펠렌노르 평원의 전투 장면에서 웅장한 사운드트랙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세오덴 왕이 말을 타고 가로지르면서 칼과 창을 맞부딪치면서 전의를 다지는 장면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는 신이었다.


JBL Bar 9.1로 감상한 명작 '글래디에이터'에서 "Roma Victor"를 외치는 장면. 감동을 배가 시키는 사운드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Bar 9.1은 사운드트랙에서 금관악기의 색채를 제대로 표현하였고, 중세풍의 행진곡과 함께 적에게 진격하는 로한의 기마병단의 역동적인 사운드를 영화관에서처럼 압도적으로 재현하였다.


Bar 9.1은 본체 상단의 터치패널과 리모콘을 통해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유성 영화의 시작으로 열린 사운드 필름 시대를 이끌어 간 JBL의 기술적인 유전자는 컴팩트 사이즈의 사운드바에도 그대로 스며들어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가전 업계나 IT를 기반으로 한 음향 기기 업체에서 활발하게 내놓는 사운드바는 음향 품질에 대한 변별력보다는 가격 경쟁력이나 멀티룸 재생 같은 독특한 기능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을 하고 있다.

JBL의 헤리티지가 그대로 녹아 있는 Bar 9.1은 홈시어터 사운드를 제대로 구현하는 음향 기기의 기본을 그대로 갖고 있어 영화에 몰입하여 즐길 수 있는 본연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JBL이 최초는 아니지만 탈착식의 서라운드 스피커와 본체의 돌비 애트모스 3D 사운드는 기준의 사운드바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인상적인 음향 품질을 들려준다.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웨이브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를 이루는 요즘, 얇은 TV의 빈약한 사운드로 인해 사운드바를 구입하려는 무비 매니아들에게 Bar 9.1은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Bar 9.1은 서브우퍼가 300W, 사운드바 본체 400W, 리어 스피커 60W X 2로 총 820W의 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CONTACT
제조사(주)하만인터내셔널코리아
PRICE1,390,000 K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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