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오디오 재생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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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D 30N


Contributing Editor: Ed

Photographer: Sunwoo Lee


정말 오랜만에 마란츠의 소스기를 들어보게 되었다. 아주 예전에는 프리앰프에 특별히 강점이 있었던 마란츠였지만 세대를 거치고 오너쉽이 바뀌면서 소스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CD를 개발한 필립스 산하에 있을 적의 시절의 CD 플레이어던 CD-63은 입문기 기준 가성비의 왕좌였으며 역시 그 시절의 플래그쉽 CD 플레이어인 CD-10은 원 박스 시디 플레이어에서는 넘보기 힘든 위치를 점유한 바 있다. 마란츠는 그렇게 소스기기의 강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전통은 SA 시리즈까지 면면히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현재는 CD가 예전같이 프라임 소스기기로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 오너쉽이 있었던 일본의 영향(일본은 아직도 물리적 매체인 CD를 선호하는 계층이 제법 두텁다)으로 마란츠는 꾸준히 CD(SACD) 플레이어를 만드는 몇 안 되는 회사다. 덕분에 초저가형과 초고가기기로 양분되고 양극화된 CD 플레이어 시장에서 그 중심을 지켜오는 마란츠의 존재는 특별하다.


CD 플레이어에  USB-DAC을 추가

위에 언급한 사실 덕인지 USB-DAC의 시대가 도래한지 오래지만, 마란츠의 앰프 중 적어도 상급기 라인에선 DAC을 포함시킨 케이스가 아예 전무하다. PM-8005나 HD-AMP1의 경우 USB-DAC을 포함하고 있지만 해당 제품들은 중급기에 속한다. 마란츠는 대부분의 오디오 회사가 택한, 앰프에 내장 USB-DAC을 추가하는 대신 자사의 CD 플레이어에 추가하는 방식을 취했다. 어쩌면 소스기에 자신이 있었던 회사의 당연한 선택인 셈이다. 덕분에 USB-DAC은 자사의 상급 라인 CD 플레이어인 SA-11 S3, SA-14 S1등에 추가가 되기 시작한다. 이 선택은 CD를 더 이상 듣지 않는 소비층을 제외하는 악수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달리 보면 매우 타당한 선택이었다.

CD 플레이어와 USB-DAC은 동일하게 DAC을 사용하고 있고 예전부터 DAC의 기본 구성에 속하는 옵티컬 내지는 코액시얼 단자 등은 CD 플레이어에도 당연히 달려 있는 등, 그 둘은 본질적으로 가는 길이 같기 때문이다. 차후에 선보인 마란츠의 CD 재생을 제외한 디지털 소스기기인 네트워크 오디오 플레이어에도 부분적으로 USB-DAC은 적용되었다.


<!--[if !vml]--><!--[endif]-->SACD 30N의 전면 모습. 대부분 단순한 기능들이니 좀 더 섬세한 조작을 하고 싶다면 인티앰프 모델 30의 리모콘을 이용하자.


마란츠의 현재와 미래를 담은 SACD 30N

그러다가 이번에는 정말 소스기의 완전 통합본 같은 ‘SACD 30N’이 등장하게 되었다. SACD를 포함한 CD의 재생과 옵티컬 코액시얼 입출력은 물론이고, USB- DAC, 인터넷 라디오, 블루투스, 스트리밍 등 디지털 음악재생을 위한 거의 모든 것을 제공하는, 현재까지 이어온 발전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앞으로 널리 사용될 최신 트렌드까지 모두 아우르는 종합선물세트가 마란츠의 전통을 기념하는 모델 30의 매칭 소스기기로 출시되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일본적인 환경에서 연유한, 물리적 매체의 재생을 포기하지 않음과 동시에 그 때문에 약간은 템포가 느렸던(일본 회사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인 현상이겠지만 마란츠의 독자적인 USB- DAC인 HD-DAC1은 출시 시기가 타 회사에 비해 수년 늦었고 아직도 유일한 독자 USB-DAC이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최신 트렌드도 놓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인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더 이상 USB-DAC이 특별한 것이 아니고 스트리밍 서비스 재생가능 여부나 블루투스 재생 같은 것들도 통상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요즘 마란츠는 다소 먼 길을 돌아왔지만 제대로 방향을 잡은 셈이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CD 재생까지 추가적으로 유지한 채로.


모델 30과  대동소이한 디자인

SACD 30N의 모습은 당연하겠지만 놀랄 만치 바로 앞서 소개한 모델 30과 동일한 디자인 언어를 적용하고 있다. 전체적인 모습 중앙에 돌출된 패널과 양 옆의 단조마감 같은 전면패널, 사이드 LED 역시 동일하며 언젠가부터 거의 모든 마란츠의 라인업에 적용되는 좌우 대칭은 물론이고 파워 스위치와 헤드폰 단자의 위치까지 동일하다. 무게까지 거의 비슷한데 소스기 기준에서 물론 풀 사이즈임을 감안해야겠지만 13.5kg(모델 30은 14.8kg)은 꽤 무거운 편이다.


여전히 보수적인 전면 기능

SACD 30N 전면의 기능은 사실 크게 언급할 부분은 없어 보인다 굳이 언급하자면 기기를 켜고 끄고 입력을 변경하고 디스크 트레이를 열고 그 외의 세부설정들을 하는 것인데 대부분 리모콘으로 실행이 가능하고 그 편이 더 쉬우므로 거의 건드릴 것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SACD 30N은 그 덩치에 비해 조작 버튼들이 너무 작다는 느낌이다. 디자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주는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실제로 그 버튼들을 이용해서 조작하는 건 좀 난이도가 있다고 느꼈다. 다행스럽게도 리모콘으로 대개 해결이 되며 모델 30과 함께 구매하면 동일한 여분의 리모콘까지 덤으로 얻게 되니 부담 없이 리모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SACD 30N을 사용하면서 전면의 기능 중 가장 많이 접하게 될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텍스트로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시도는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재생 시 앨범 커버까지 보여주는 요새 트렌드 대비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을 보여준다. 물론 HEOS 앱을 통해서 해당 정보를 보는 것이 가능하므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후면    입력단자 후면을 보면 앞서 언급한 종합선물세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요새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것은 좋으나 기존 오디오와의 융합을 무시하고 단출하게 꾸미는 기기들이 많은 편인데 정말 충실하게 어떤 기기와도 함께 운용할 수 있게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연결 단자가 갖춰진 느낌이다. HDMI같은 단자가 없다고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SACD 30N을 굳이 TV에 연결할 필요가 있을까 싶고 옵티컬 단자는 여전히 지원된다. 한편 네트워크 기능이 추가되면서 오히려 USB-DAC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SACD 30N에서는 모든 것을 다 지원한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SACD 30N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과의 연결, 스트리밍 서비스 멤버십이 당연히 선결조건이고 마란츠에서 제작한 HEOS 앱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인스톨해야 하는데 해당 앱의 인터페이스가 경험해왔던 타사의 앱에 비해 인터페이스가 그리 매끄럽지는 않다. 하지만 업데이트를 통한 차후 개선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CD 재생의 즐거움

CD 재생은 정말 오랜만인데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 CD를 재생해보았더니 지난 날의 기억과 함께 음원으로부터는 느껴지지 못했던 무언가가 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데 음질의 고하를 떠나서 물리적 매체가 가진 특유의 느낌은 음원에서는 얻을 수 없다는 일설에 부분적으로 공감이 간다. 오디오파일이기 전에 이미 음악을 즐겨 듣고, 예전에 기쁜 마음으로 구입했으나 지금은 잠자고 있던 음악 CD를 SACD 30N을 통해서 재생해보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일 수 있겠다. 동일한 곡을 음원과 비교하니 CD쪽 재생음이 실제로 더 좋게 들리기도 한다. 블루투스의 재생에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블루투스를 진지한 음악감상의 미디엄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정통 오디오에서 나오는 블루투스의 음은 USB-DAC과 비교하기 전까지는 꽤 설득력이 있다. 편의성 면에서 이기기 어려운 블루투스다 보니 사용하는 경우가 꽤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보다 원활한 블루투스 연결을 위해서는 패키징에 포함된 블루투스 안테나를 뒷면 하단 우측 상단에 연결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SACD 30N은 에어플레이 역시 지원하는데 수중에 iOS 기기가 없어서 아쉽게도 적용해보지는 못했다. 경험 상 블루투스 재생보다 나은 음질을 보였던 에어플레이니만큼 iOS 기기가 있는 경우엔 이 방법을 적극 추천한다.


 

SACD 30N은 앞서 소개한 모델 30과 매우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인터넷 라디오 사용도 가능하다

HEOS를 통해서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인터넷 라디오의 경우 음질 면에서는 다소의 아쉬움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전세계에 있는 수많은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거의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SACD 30N을 통한 인터넷 라디오의 음질은 꽤 좋아서 장시간을 들어도 크게 손색이 없다.

스트리밍 서비스 멤버십이 없는 경우 이 기능을 적극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자기만의 라이브러리 구축은 불가능하지만, 온에어만의 매력은 거부하기 힘든 장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모델 30과 천상의 궁합

마지막으로 USB-DAC을 통한 음악 재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역시 매칭 앰프인 마란츠 모델 30과 상성이 좋아서 서로의 아쉬운 점을 메워주는 것 이상의, 각자 잘하는 것을 모아서 더 잘하게 되는 시너지의 느낌이다. 보다 고가의 DAC과 연결해보았지만 매칭 면에서는 모델 30과의 결과물이 더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인위적일 정도로 아스라이 피어나는 마이크로 다이너믹스가 매우 인상적이고 음의 선예도 면에서도 아쉬움이 없는 좋은 소리를 경험했다. 초반에는 약간 무대의 테두리가 모호했지만 번인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지면서 이제는 제대로 제자리를 잡는다. 단품으로만 본다면 동 가격대에서 특정영역이 더 우수한 기기를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소스기/앰프의 통합적인 결과물 면에선 이 정도의 완성도를 기대하는 것이 그리 쉬운 과제는 아닐 것이다. 전통의 계승을 천명하는 모델 30과 디지털 재생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은 SACD 30N은 함께 할 때 매우 좋은 시스템 컴포넌트다.


SACD 30N은 CD재생, 옵티컬, 코액시얼, USB-DAC, 인터넷 라디오, 블루투스 스트리밍 등 아날로그와 디지털 음악 재생을 위한 거의 대부분의 입출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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