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man Kardon SOUNDSTICKS 4

아름다운 외형에서 뿜어지는 박력

Harman Kardon SOUNDSTICKS 4


Editor: 이무제

Photographer: 이선우


JBL, AKG, 마크레빈슨 등의 브랜드 네임은 오디오에 조금만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모든 회사들을 거느린 하만 인터내셔널(Harman International)은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자동차 전장 사업과 홈 오디오 분야에서 포터블 오디오에 이르기까지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하나의 오디오 왕국이라 표현할 수 있다. 이들은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력으로도 유명한데, 이어폰 애호가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Harman Target’은 그 유명한 하만 음향연구소(Harman's Acoustic Research)의 결실로, 현재 전 세계에 출시되고 있는 수 많은 브랜드의 이어폰 및 헤드폰들이 이 타겟 커브를 참조하고 있을 정도다. 하만 카돈(Harman Kardon)은 이 오디오 왕국 하만의 또 다른 대표 브랜드로 차량 오디오 분야와 홈 오디오 분야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름이 높다.

이번에 소개할 하만 카돈의 작품은 사운드스틱 4(SOUNDSTICKS 4)라는 새로운 사운드스틱 시리즈이다. 버전 네임으로는 ‘4’라는 숫자가 붙었지만 실제로는 20년 만에 하드웨어 설계부터 전부 바뀐 실로 오랜만의 ‘진짜’ 신제품이다. 사운드스틱 3만으로도 꽤 좋았다고?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필자는 이 제품을 단순히 PC용 2.1채널 스피커가 아닌 당당한 하이파이 입문기의 반열에 올려놓기로 했다.


SOUNDSTICKS 4는 하향식 서브우퍼, 각 4개의 풀레인지 트랜스듀서를 탑재한 2개의 위성 스피커로 구성돼 있다.


사운드스틱 시리즈의 기원

2.1 채널 구성의 스피커 시스템은 사운드스틱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가장 주된 아이덴티티이다. ‘모니터 옆에 스피커를 둘 수 있어야 한다’는 목적을 갖고 하나의 강력한 서브우퍼와 작은 크기의 위성스피커가 조합된 2.1 시스템은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본격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아마 1990년대에 PC를 접했던 유저라면 2.1 PC전용 오디오 시스템이 매우 익숙할 것이다.

1999년, 애플 iMac G3와 함께 발표된 iSub는 애플과 하만 카돈이 합작하여 만든 서브우퍼 옵션이다. 본체와 USB로 연결되는 6인치 파워드 우퍼로, 투명한 디자인의 Apple Pro Speakers와 조합되어 2.1 채널 시스템을 구성하게끔 되어있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현재의 사운드스틱의 서브우퍼와 별반 다르지 않았으며 당시 출시 가격은 99달러로, 상당히 합리적인 편이었다. iMac G3의 내장 스피커 혹은 Apple Pro Speakers와의 조합 및 튜닝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통해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현재 기준으로도 상당히 신경을 쓴 편이었다.

4개의 소형 풀 레인지 드라이버가 투입된 위성 스피커와의 조합은 2000년에 발표되었다. iSub의 서브우퍼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더 이상 옵션 제품이 아닌, 완성된 2.1채널 시스템으로 태어난 것이다. 현재의 사운드스틱 4에 이르기까지 이 당시에 확립된 디자인 아이텐티티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3.5mm 단자와 터치식 볼륨 콘트롤을 갖춰 한층 세련되고 완성도를 높인데다 더 이상 애플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는 사운드스틱 2, 그리고 약간의 색상 변화를 거친 사운드스틱 3, 블루투스를 추가한 와이어리스 사운드스틱 3가 2012년에 발표되었고, 이후 iSub의 디자인을 계승한 단독 풀 레인지 스피커인 Aura 시리즈도 출시했다. 이 때까지는 사실 소소한 업데이트 혹은 입출력 단자의 확장 정도에 불과했지 제품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20년이 지난 디자인은 이제 변화가 요구되었고, 이에 삼성과 하만 카돈은 이제 진정한 세대 교체를 선언하며 사운드스틱 4를 내놓았다. 스탠드 시스템은 물론 위성 스피커와  서브우퍼의  구조 자체가 달라졌으며 내구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여러 업데이트들이 적용되었다. 그러니까 이번에 출시한 사운드스틱 4는 진정한 의미에서 20년만의 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한 구성

솔직히 이야기해보자. 많은 무선 스피커 제조사들이 전용 앱을 통해 세부적인 콘트롤 및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만 활용도가 얼마나 되는지? 일단 필자만의 입장을 이야기해보자면, 집에서 음악을 재생하기 위해서 별도의 앱을 인스톨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EQ 기능이 필요하다면 재생 앱이나 스마트폰, 혹은 다른 재생기기에서 해결하면 될 문제다. 특히 처음에 박스를 열고 제품을 설치하자마자 소리 한번 들어보려고 30분을 스마트폰과 씨름하며 끙끙대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현자타임’이 오는 지경이 된다.

최소한 사운드스틱 4는 그런 문제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전용 앱도 없고 제품 간 링크 기능 등이 없으며 고음질 스트리밍도 지원하지 않으니 아쉬울 수 있지만, 최소한 필자는 바로 설치하고 연결한 후 블루투스 버튼을 통해 단 10초 만에 페어링 및 연결을 완료하고 바로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동까지 받았다.

볼륨 조절 방식도 매우 마음에 드는데, 이런 류 제품들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의 볼륨과 기기의 볼륨이 별도 콘트롤되어 직관성이 떨어지고 불편함을 초래한다. 하지만 사운드스틱 4는 스마트폰의 버튼으로 조작하는 볼륨이 바로 기기의 볼륨이다. 당장 볼륨을 줄여야 할 일이 있다면 그저 재생중인 스마트폰에서 조작하는 것으로 끝난다. 허둥지둥 리모콘을 찾거나 본체의 버튼을 황급히 누를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구성 면에서 쓸데없는 군더더기가 없기 때문에 액세서리 구성 역시 단출하다. 그나마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3.5mm 연결 단자는 마련되어 있지만 케이블은 주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것은 사용자마다 사용환경이 다르니 미리 준비해두지 않는 점이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겠다. 필자의 경우 테스트를 위해 Stage Piano를 연결했다.

블루투스 버전은 4.2이다. 현재 최신 버전이 5.0이니만큼 다소 아쉽지만 어차피 음질이나 연결성 등 실제 퍼포먼스 상으로는 차이를 체감하기 힘들다. 어차피 전원이 연결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5.0의 가장 큰 장점인 ‘저전력’이 그다지 필요는 없다. 오디오 지원 코덱은 A2DP를 지원하기 때문에 음질 면에서도 문제가 없으며 AVRCP도 지원하기 때문에 콘트롤 제어 역시 쉽게 가능하다.

단자 구성은 입력은 블루투스 4.2, 그리고 3.5mm 스테레오 Aux가 전부이며, 출력은 RCA로 구성된 위성 스피커를 위한 단자 뿐이다. 전원은 다행스럽게도 기존 사운드스틱 3의 어댑터 방식이 아닌, 220V가 직결되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이 제품은 아답터, 별도 케이블, 각종 액세서리는 물론 거추장스러운 앱 인스톨이나 복잡한 셋업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한 극도의 깔끔함을 자랑한다. 누군가에게는 ‘기능부족’ 혹은 ‘구성의 부족’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필자에게는 ‘간단함’, ‘심플함’  등 오히려 긍정적인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


SOUNDSTICKS 4는 블루투스 연결(4.2Ver)과 3.5mm AUX 연결을 지원한다.


집안을 가득 채우는 저음, 유니크한 디자인

제품의 디자인에 대해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지난 20년 간 검증된 디자인을 사운드스틱 4는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스피커 보호를 위한 그릴이 메쉬 타입으로 바뀐 점, 스탠드 부분의 디자인이 다소 바뀐 점, 서브우퍼의 내부의 세로 기둥이 사라진 점 등을 제외하면 누구나 이 제품이 사운드스틱 시리즈임을 알 수 있다. 먼저 전반적인 사운드 성향을 이야기하자면, 이전의 사운드스틱이 그랬듯이 PC스피커의 범주에 묶어두기에는 아까우며, 확연히 하이파이 스피커에 가까운 성향을 갖고 있다. 보통 보급형 2.1 채널 제품의 단점이 중음역대가 빈약하다는 것인데 이 제품은 저음이 든든하면서도 중음역대가 탄탄히 받쳐주고 있다. 별도의 트위터를 두는 디자인이 아닌, 풀레인지 유닛을 사용한 덕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일반적인 2웨이 스피커의 경우 LF유닛과 HF유닛이 2~5kHz 사이의 대역에서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형성하며 전체 주파수를 균일하게 재생하는 원리이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1 채널 제품의 경우 LF를 서브우퍼에 맡기며 HF를 위성스피커에 맡기는 설계로 인해 중음역대의 빈약함이 두드러지게 된다. 사운드스틱 시리즈는 태생부터 2.1채널을 염두에 둔 설계 사상으로 위성스피커는 1웨이의 풀레인지 유닛을 사용하며 거기에 서브우퍼가 더해지는 구조다. 아마 청감상으로 크로스오버 대역은 300~500Hz 정도로 예상되는데, 일반적인 2웨이 제품보다 크로스오버 대역이 낮기 때문에 청감상 위상왜곡이 잘 감지되지 않으며 중역대의 표현력이 특히 우수한 것이다. 물론 초고역대의 표현에 있어서는 다소 약점이 있을 수 있지만 풀레인지 위성 스피커 유닛에 알루미늄 합금으로 보이는 재질을 사용해 표현 주파수 대역을 극도로 넓혔다.

이런 구조와 설계로 인해 ‘팬시(Fancy)’하게 보이는 이 제품은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표현력을 지니는 하이파이적인 특성을 완성했다. 사운드스틱 4는 현재 론칭 특별가로 40만원 이하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정가 449,000원). 단 40만원으로 하이파이 입문기를 들여놓는다고 생각한다면 가성비에 대해서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장르는? 사실, 이 제품이 의외로 모니터링 스피커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서 상당히 놀랐다. 풍성한 저음을 제외하고는 모든 영역에서 중립적인 편에 속하며 이에 따라 모든 장르를 충실하게 표현해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굳이 어울리는 장르를 꼽자면 단연코 재즈이다. 풍성한 저음이 콘트라베이스와 드럼의 킥 사운드를 제대로 표현해준다. 서브우퍼의 크로스오버 대역이 높기 때문에 존재감 있는 저음에서도 해상력을 느낄 수 있다. 주의할 점이라면 150~300Hz의 다소 지저분하게 들릴 수 있는 대역이 거슬릴 수 있다는 점이지만 잘 믹싱된 좋은 음원이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클래식에서는  대편성 오케스트라보다는  실내악이 좀 더 잘 어울린다. 서브우퍼의 존재감 때문에 얼핏 들으면 큰 스케일에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우선 서브우퍼가 하나라서 저음이 모노로만 들리며 위성 유닛의 경우 풀레인지 방식이라 초고역대의 ‘air’ 표현에는 약간의 한계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음악 그 자체’를 즐기는데는 전혀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엄밀히 말해서 이런 한계는 40만원 대라는 가격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합당한 것이기까지 하다. 든든한 저음 덕분에 영화나 혹은 요즘의 K-Pop 등을 듣기에는 아주 좋다. 전반적으로 음의 튜닝 성향은 대중성 있게 맞추면서도 퀄리티를 포기하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SOUNDSTICKS 4는 2020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했다. 투명 돔 디자인이 특히 인상적이다.


멋진 디자인, 우수한 기본기, 든든한 저음을 갖춘 스피커

전반적으로 정리하자면, 보기와는 전혀 달리 기본기가 잘 갖춰진 스피커로, 특히 저음과 중음 표현력이 인상적이다. 상대적으로 초고역은 아쉽지만 대부분의 음악 표현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특유의 라인방식 유닛 배치로 인해 상하로 방사되는 음은 억제되면서도 좌우로 넓게 균형감 있게 퍼지기 때문에 명료한 음을 공간 곳곳에 균일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거실용 스피커 및 작은 매장을 위한 스피커로도 적합하다.

이전 버전에 비해 가격은 다소 올랐지만 그래도 여전히 40만원 대 혹은 그 이하로 구할 수 있는 가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4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하이파이 입문을 해보겠다고 하면 누구나 웃을 것이다. 하지만 사운드스틱 4는 그 정도 가격에 PC스피커의 범주는 확실히 뛰어넘는 성능을 선보인다. 그래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제품을 PC용 혹은 보급형 블루투스 스피커라기보다는 ‘입문용 하이파이 스피커’로 정의하고 있다. 


아름다운 물결 무늬와 은은하게 빛나는 화이트 LED 라이트가 특별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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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주)하만인터내셔널코리아
PRICE449,000 K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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