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IVER NUGU Buds
두 손을 더욱 더 자유롭게!
Editor : 송정은
Photographer: 이선우
최근 들어 국내 오디오 제조사들이 만들어 낸 훌륭한 성능의 오디오 제품들의 수가 부쩍 늘어났음을 실감하게 된다. 개중에는 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으며 모진 풍파 속에도 살아남아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브랜드도 있고, 좋은 음악을 멋진 사운드로 들려주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연구 및 개발,제조,유통,판매,마케팅 까지 오직 혼자의 힘으로 해내는 슈퍼 오디오 히어로라 할만한 1인 기업들도 꽤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 포터블 오디오라는 분야로 조금 범위를 좁혀보면 그야말로 영욕의 세월 속에서 버티고 또 때로는 변하면서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아이리버(IRIVER)’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아이리버
한 때 MP3플레이어에서 대한민국 점유율 1위,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라는 어마어마한 세일즈 레코드를 달성한 바 있는 기업. 바로 아이리버다. 오디오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이리버의 고객이었던 적이 있다는 이야기다. 음원 유통시장의 주도권이 CD에서 MP3 손실 압축 포맷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던 2000년대 초반 아이리버는 디자인과 성능, 가격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MP3 플레이어를 만들어내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이후 행보가 어땠는지도 많은 이들은 알고 있다. MP3 플레이어의 완벽한 상위호환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은 급격히 쪼그라들었고, 위기를 타개하고자 아이리버에서 만들어 낸 제품들은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아이리버는 영광의 시대를 뒤로 한 채 잠시 침체기를 맞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침체된 아이리버가 어떤 계기로 다시 부활했는지도 본지 독자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고급화 전략’. 2012년 아이리버는 고음질의 음원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Digital Audio Player, DAP)를 만드는 ‘아스텔앤컨(Astell&Kern)’을 론칭 했는데 이게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아스텔앤컨 제품들은 대단한 호응을 보였고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음질’로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음악 애호가들의 간지러운 구석을 한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긁어내면서 아이리버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어냈다.
아스텔앤컨의 성공 덕에 제 2의 전성기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아이리버는 당당히 부활했고 이후 굴지의 대기업 SK 텔레콤에 인수되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2018년 부터는 SK 텔레콤의 음악 산업 진출 및 기반 다지기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SM,JYP,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대형 엔터사의 유통을 담당하게 됐고 이후로는 아예 사명을 ‘드림어스컴퍼니’로 바꿔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아이리버는 이 드림어스컴퍼니의 산하 브랜드로서, 과거의 유산인 MP3 플레이어 전문 제조 브랜드의 색채를 온전히 지워내고 다양한 사운드관련 디바이스부터 스마트폰 액세서리, PC 엑세서리, 그리고 선풍기(?)와 진동칫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첨언하자면 이렇게 바뀐 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 아직도 아이리버를 과거의 영광을 누린 MP3 플레이어 제조사로만 기억하는 이가 있다면 이 기회에 아이리버에 대한 이미지를 확실히 바꾸게 되기를 바란다.
아이리버의 음향기술과 AI 기술이 만나다
사실 이런 히스토리를 잘 알 수 밖에 없는 포지션에 있다 보니 기회가 된다면 ‘최근’의 아이리버가 만들어낸 포터블 오디오들의 성능을 테스트해보고 싶은 생각이 늘 있었다. 그러다가 2021년 상반기 아이리버의 음향기술과 이제는 이들의 모회사라고 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AI 기술 ‘누구(NUGU)’가 결합된 무선이어폰 ‘누구버즈(NUGU Buds)’가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제품을 입수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까지 접한 모든 포터블 오디오 기기 가운데 가장 ‘라이프스타일’에 근접한 매우 스마트한 제품이 누구버즈다.
그럼 이 제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크게 부족할 것 없는 무난한 스펙
누구버즈는 10만원 이하의 저렴한 TWS 제품군에 속하지만 그래도 2021년에 나온 최신작이니 만큼 스펙적인 부분에서 크게 흠 잡을 곳을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외형은 애플의 에어팟으로 대표되는 ‘바(Bar)’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바의 길이는 동일한 카테고리의 제품들에 비해 다소 짧은 축에 속한다. 유닛은 커널형 디자인으로 설계돼 차음성과 착용성에 중점을 뒀으며 기본으로 S/M/L 사이즈의 실리콘 팁을 제공한다. 색깔은 화이트 한 가지로 출시 됐고 충전 케이스는 상하가 아닌 좌우가 길고 모서리가 둥근 사격형태의 모습을 띠고 있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C타입 충전을 지원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충전 케이블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뭐 요즘은 C타입 충전 케이블 하나 정도는 누구나 갖고 있는 세상이긴 하지만... 조금 더 배려를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닛에서 길게 떨어지는 바의 중간 부분에 오목하게 패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감압 터치 센서이다. 각종 음악관련 재생 및 볼륨, 통화 조작을 할 수 있고 후술할 ‘T전화’ 앱을 이용한 누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배터리는 완충 시 유닛 기준으로 6시간 반, 충전 케이스 이용 시 19시간 30분을 이용할 수 있어서 효율이 좋다. 데일리 용으로는 나무랄 데 없는 배터리 성능이다. 블루투스 버전은 5.0을 채택했다. 바 끝에 달려있는 마이크가 일반적인 커널형 이어폰에 비해 입에 가까이 위치할 수 밖에 없기에 통화품질은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퀄컴의 cVc 3.0 기술로 큰 소음 없이 비교적 깨끗한 음질로 통화를 할 수 있다. 이번 달에 필자가 비교한 커널 형태의 타 TWS랑 비교했을 때 통화품질 만큼은 당연히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Bar 형태의 TWS이다 보니 통화용 마이크가 끝 부분에 달려있다. 덕분에 통화품질 적으로도 유리함을 획득한다.

충전 케이스까지 포함하면 NUGU Buds는 총 19시간 30분의 넉넉한 배터리 타임을 보장한다.
선명한 중음역대가 돋보이는 사운드 성향
개인적으로 처음 접하게 되는 아이리버의 이어폰이다보니 사운드 퍼포먼스는 어느 정도인지 상당히 궁금했다. 참고로 누구버즈에는 퀄컴의 ‘QCC3026’ 저전력 칩셋이 탑재됐으며 지원 코덱은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SBC, 그리고 aptX까지 커버한다.
누구버즈는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이 흔히 취하는 저음 강조형, 혹은 펀 사운드 튜닝 보다는 보컬이나 멜로디 악기가 주가 되는 중역대에 초점을 맞춘 튜닝으로 보여졌다. 영화 ‘위대한 쇼맨’의 OST ‘Never Enogh’에서 곡 전반을 둘러싼 뮤지컬적인 사운드 소스보다는 로렌 알레드(Lauren Allred)의 호소력 짙고 단단한 발성의 보컬에 훨씬 포커스가 더 맞춰진다. 물론 저음이나 고역대 표현도 가격을 생각해보면 꽤 괜찮은 편이다. 2013년에 발매된 ‘Milky Chance’의 ‘Stolen Dance’에서 인트로 부분의 드럼 하이햇 사운드가 까랑까랑한 오픈 사운드에서 드라이한 클로즈드 사운드로 변화하는 부분도 잘 잡아냈고 바로 이어지는 베이스 기타 중심의 리드미컬한 저음역 부분도 펀치력을 잃지 않았다. ‘NUGU’앱을 이용해 기본, 저음 강조, 고음 강조, 선명한 음색 등의 프리셋 모드를 이용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본 모드로 음악을 들을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추가 구성품은 S/M/L 사이즈 실리콘 팁이 전부다. USB-C케이블 정도는 제공하면 어땠을까.

AI ‘누구’와의 결합은 아주 성공적
이 제품이 뮤직 리시버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 넣는 게 더 적합하다는 의견을 갖게 한 계기가 바로 AI ‘누구’와의 콤비네이션이 아주 훌륭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언급해보자면, 과거 TV 뉴스 제작과 관련된 직군에 오랜 기간 종사했다 보니 AI 특유의 인위적이고 건조한 ‘어투’를 굉장히 싫어하다 못해 혐오하는 편이어서 AI 음성 비서 기능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누구 버즈를 통해 이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T전화 앱’을 실행시킨 후 앞서 언급한 감압 터치 센서를 양손으로 꾹 누르고 있으면 음성비서가 나타나게 되는데 질문에 대한 대답의 수준도 상당할 뿐만 아니라 AI 목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매우 자연스럽고 깔끔한 어투가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접한 AI가 의도적으로 어절 별로 끊어 읽어내면서 인위감을 줬는데, 누구버즈를 통해 나오는 AI 목소리는 마치 아나운서 아카데미에서 AI 녀석들이 훈련이라도 받고 왔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어투가 자연스럽게 들리니 자연 쓸 일도 많아졌다. 최근 KBO 리그 복귀를 선언한 추신수에 대한 뉴스가 궁금해서 “추신수 뉴스 좀 들려줘”라고 말했더니 웬만한 스포츠 라디오 프로그램 뺨치는 수준으로 AI가 줄줄 읽어나갔다. 꽤나 인상 깊은 완성도였다.

‘T전화’ 앱을 통해 추신수 뉴스를 들려달라고
누구버즈에게 말해줬더니 청산유수다.

NUGU 앱을 이용하면 남은 배터리 확인,
이퀄라이저 설정, 버튼 설정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할 수 있다
누구버즈는 비슷한 가격대에 비해 압도적인 편의성을 제공하거나,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제작이 됐거나, ‘이 가격에 이런 소리를?’ 하고 놀라움을 안겨줄 정도로 뛰어난 사운드 퍼포먼스를 내는 제품은 분명히 아니다. 그렇지만 모든 부분에서 평균치 이상의 몫은 해낸다. 딱히 흠 잡을 곳이 없다는 이야기다(충전 케이블 제외 빼고). 거기에 생각보다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 누구 AI와의 결합은 무선이어폰이 단순한 뮤직 리시버의 개념에서 노이즈캔슬링, 나아가 일상에서 나의 충실한 비서역할을 하는 가장 가까운 스마트 기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줄 수 있었다.
배터리 타임도 충분하고 여러모로 쓸만한 구석이 많으니 출퇴근 용으로도, 스포츠 용으로도, 혹은 업무용으로도 가벼운 마음으로 충분히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다. 역시 아이리버다. 들어보길 잘했어...

길게 떨어지는 바 형태 중간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 터치 센서이다.

CONTACT |
제조사 | (주)드림어스컴퍼니 |
TEL | 1577-5557 |
HOME | iriver.co.kr |
PRICE | 79,000 KRW |
#아이리버무선이어폰 #누구버즈 #NUGUBuds #AI무선이어폰 #가성비무선이어폰 #누구AI
IRIVER NUGU Buds
두 손을 더욱 더 자유롭게!
Editor : 송정은
Photographer: 이선우
최근 들어 국내 오디오 제조사들이 만들어 낸 훌륭한 성능의 오디오 제품들의 수가 부쩍 늘어났음을 실감하게 된다. 개중에는 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으며 모진 풍파 속에도 살아남아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브랜드도 있고, 좋은 음악을 멋진 사운드로 들려주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연구 및 개발,제조,유통,판매,마케팅 까지 오직 혼자의 힘으로 해내는 슈퍼 오디오 히어로라 할만한 1인 기업들도 꽤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 포터블 오디오라는 분야로 조금 범위를 좁혀보면 그야말로 영욕의 세월 속에서 버티고 또 때로는 변하면서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아이리버(IRIVER)’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아이리버
한 때 MP3플레이어에서 대한민국 점유율 1위,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라는 어마어마한 세일즈 레코드를 달성한 바 있는 기업. 바로 아이리버다. 오디오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이리버의 고객이었던 적이 있다는 이야기다. 음원 유통시장의 주도권이 CD에서 MP3 손실 압축 포맷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던 2000년대 초반 아이리버는 디자인과 성능, 가격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MP3 플레이어를 만들어내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이후 행보가 어땠는지도 많은 이들은 알고 있다. MP3 플레이어의 완벽한 상위호환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은 급격히 쪼그라들었고, 위기를 타개하고자 아이리버에서 만들어 낸 제품들은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아이리버는 영광의 시대를 뒤로 한 채 잠시 침체기를 맞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침체된 아이리버가 어떤 계기로 다시 부활했는지도 본지 독자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고급화 전략’. 2012년 아이리버는 고음질의 음원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Digital Audio Player, DAP)를 만드는 ‘아스텔앤컨(Astell&Kern)’을 론칭 했는데 이게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아스텔앤컨 제품들은 대단한 호응을 보였고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음질’로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음악 애호가들의 간지러운 구석을 한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긁어내면서 아이리버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어냈다.
아스텔앤컨의 성공 덕에 제 2의 전성기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아이리버는 당당히 부활했고 이후 굴지의 대기업 SK 텔레콤에 인수되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2018년 부터는 SK 텔레콤의 음악 산업 진출 및 기반 다지기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SM,JYP,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대형 엔터사의 유통을 담당하게 됐고 이후로는 아예 사명을 ‘드림어스컴퍼니’로 바꿔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아이리버는 이 드림어스컴퍼니의 산하 브랜드로서, 과거의 유산인 MP3 플레이어 전문 제조 브랜드의 색채를 온전히 지워내고 다양한 사운드관련 디바이스부터 스마트폰 액세서리, PC 엑세서리, 그리고 선풍기(?)와 진동칫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첨언하자면 이렇게 바뀐 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 아직도 아이리버를 과거의 영광을 누린 MP3 플레이어 제조사로만 기억하는 이가 있다면 이 기회에 아이리버에 대한 이미지를 확실히 바꾸게 되기를 바란다.
아이리버의 음향기술과 AI 기술이 만나다
사실 이런 히스토리를 잘 알 수 밖에 없는 포지션에 있다 보니 기회가 된다면 ‘최근’의 아이리버가 만들어낸 포터블 오디오들의 성능을 테스트해보고 싶은 생각이 늘 있었다. 그러다가 2021년 상반기 아이리버의 음향기술과 이제는 이들의 모회사라고 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AI 기술 ‘누구(NUGU)’가 결합된 무선이어폰 ‘누구버즈(NUGU Buds)’가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제품을 입수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까지 접한 모든 포터블 오디오 기기 가운데 가장 ‘라이프스타일’에 근접한 매우 스마트한 제품이 누구버즈다.
그럼 이 제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크게 부족할 것 없는 무난한 스펙
누구버즈는 10만원 이하의 저렴한 TWS 제품군에 속하지만 그래도 2021년에 나온 최신작이니 만큼 스펙적인 부분에서 크게 흠 잡을 곳을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외형은 애플의 에어팟으로 대표되는 ‘바(Bar)’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바의 길이는 동일한 카테고리의 제품들에 비해 다소 짧은 축에 속한다. 유닛은 커널형 디자인으로 설계돼 차음성과 착용성에 중점을 뒀으며 기본으로 S/M/L 사이즈의 실리콘 팁을 제공한다. 색깔은 화이트 한 가지로 출시 됐고 충전 케이스는 상하가 아닌 좌우가 길고 모서리가 둥근 사격형태의 모습을 띠고 있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C타입 충전을 지원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충전 케이블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뭐 요즘은 C타입 충전 케이블 하나 정도는 누구나 갖고 있는 세상이긴 하지만... 조금 더 배려를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닛에서 길게 떨어지는 바의 중간 부분에 오목하게 패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감압 터치 센서이다. 각종 음악관련 재생 및 볼륨, 통화 조작을 할 수 있고 후술할 ‘T전화’ 앱을 이용한 누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배터리는 완충 시 유닛 기준으로 6시간 반, 충전 케이스 이용 시 19시간 30분을 이용할 수 있어서 효율이 좋다. 데일리 용으로는 나무랄 데 없는 배터리 성능이다. 블루투스 버전은 5.0을 채택했다. 바 끝에 달려있는 마이크가 일반적인 커널형 이어폰에 비해 입에 가까이 위치할 수 밖에 없기에 통화품질은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퀄컴의 cVc 3.0 기술로 큰 소음 없이 비교적 깨끗한 음질로 통화를 할 수 있다. 이번 달에 필자가 비교한 커널 형태의 타 TWS랑 비교했을 때 통화품질 만큼은 당연히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Bar 형태의 TWS이다 보니 통화용 마이크가 끝 부분에 달려있다. 덕분에 통화품질 적으로도 유리함을 획득한다.
충전 케이스까지 포함하면 NUGU Buds는 총 19시간 30분의 넉넉한 배터리 타임을 보장한다.
선명한 중음역대가 돋보이는 사운드 성향
개인적으로 처음 접하게 되는 아이리버의 이어폰이다보니 사운드 퍼포먼스는 어느 정도인지 상당히 궁금했다. 참고로 누구버즈에는 퀄컴의 ‘QCC3026’ 저전력 칩셋이 탑재됐으며 지원 코덱은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SBC, 그리고 aptX까지 커버한다.
누구버즈는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이 흔히 취하는 저음 강조형, 혹은 펀 사운드 튜닝 보다는 보컬이나 멜로디 악기가 주가 되는 중역대에 초점을 맞춘 튜닝으로 보여졌다. 영화 ‘위대한 쇼맨’의 OST ‘Never Enogh’에서 곡 전반을 둘러싼 뮤지컬적인 사운드 소스보다는 로렌 알레드(Lauren Allred)의 호소력 짙고 단단한 발성의 보컬에 훨씬 포커스가 더 맞춰진다. 물론 저음이나 고역대 표현도 가격을 생각해보면 꽤 괜찮은 편이다. 2013년에 발매된 ‘Milky Chance’의 ‘Stolen Dance’에서 인트로 부분의 드럼 하이햇 사운드가 까랑까랑한 오픈 사운드에서 드라이한 클로즈드 사운드로 변화하는 부분도 잘 잡아냈고 바로 이어지는 베이스 기타 중심의 리드미컬한 저음역 부분도 펀치력을 잃지 않았다. ‘NUGU’앱을 이용해 기본, 저음 강조, 고음 강조, 선명한 음색 등의 프리셋 모드를 이용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본 모드로 음악을 들을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추가 구성품은 S/M/L 사이즈 실리콘 팁이 전부다. USB-C케이블 정도는 제공하면 어땠을까.
AI ‘누구’와의 결합은 아주 성공적
이 제품이 뮤직 리시버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 넣는 게 더 적합하다는 의견을 갖게 한 계기가 바로 AI ‘누구’와의 콤비네이션이 아주 훌륭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언급해보자면, 과거 TV 뉴스 제작과 관련된 직군에 오랜 기간 종사했다 보니 AI 특유의 인위적이고 건조한 ‘어투’를 굉장히 싫어하다 못해 혐오하는 편이어서 AI 음성 비서 기능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누구 버즈를 통해 이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T전화 앱’을 실행시킨 후 앞서 언급한 감압 터치 센서를 양손으로 꾹 누르고 있으면 음성비서가 나타나게 되는데 질문에 대한 대답의 수준도 상당할 뿐만 아니라 AI 목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매우 자연스럽고 깔끔한 어투가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접한 AI가 의도적으로 어절 별로 끊어 읽어내면서 인위감을 줬는데, 누구버즈를 통해 나오는 AI 목소리는 마치 아나운서 아카데미에서 AI 녀석들이 훈련이라도 받고 왔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어투가 자연스럽게 들리니 자연 쓸 일도 많아졌다. 최근 KBO 리그 복귀를 선언한 추신수에 대한 뉴스가 궁금해서 “추신수 뉴스 좀 들려줘”라고 말했더니 웬만한 스포츠 라디오 프로그램 뺨치는 수준으로 AI가 줄줄 읽어나갔다. 꽤나 인상 깊은 완성도였다.
‘T전화’ 앱을 통해 추신수 뉴스를 들려달라고
누구버즈에게 말해줬더니 청산유수다.
NUGU 앱을 이용하면 남은 배터리 확인,
이퀄라이저 설정, 버튼 설정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할 수 있다
누구버즈는 비슷한 가격대에 비해 압도적인 편의성을 제공하거나,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제작이 됐거나, ‘이 가격에 이런 소리를?’ 하고 놀라움을 안겨줄 정도로 뛰어난 사운드 퍼포먼스를 내는 제품은 분명히 아니다. 그렇지만 모든 부분에서 평균치 이상의 몫은 해낸다. 딱히 흠 잡을 곳이 없다는 이야기다(충전 케이블 제외 빼고). 거기에 생각보다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 누구 AI와의 결합은 무선이어폰이 단순한 뮤직 리시버의 개념에서 노이즈캔슬링, 나아가 일상에서 나의 충실한 비서역할을 하는 가장 가까운 스마트 기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줄 수 있었다.
배터리 타임도 충분하고 여러모로 쓸만한 구석이 많으니 출퇴근 용으로도, 스포츠 용으로도, 혹은 업무용으로도 가벼운 마음으로 충분히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다. 역시 아이리버다. 들어보길 잘했어...
길게 떨어지는 바 형태 중간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 터치 센서이다.
#아이리버무선이어폰 #누구버즈 #NUGUBuds #AI무선이어폰 #가성비무선이어폰 #누구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