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Boundaries

the orchard (진동욱)


Editor: Jeongeun Song

Photographer: Sunwoo Lee


‘지극히 주관적인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밴드로 평단과 팬들의 눈길을 동시에 사로잡으며 인디 씬, 나아가 대중 음악 씬에서도 주목을 받았던 ‘데카당’이라는 밴드를 들어본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뛰어난 실력을 인정 받으며 각종 경연대회를 휩쓸었고, 이를 바탕으로 높은 인기를 얻으며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밴드로 자리매김했었지만, 아쉽게도 데카당은 2019년 7월 기점으로 각자의 사정으로 흩어지게 되었다.

본지가 이번 달에 만나본 이는 바로 이 데카당의 멤버 중 한 명이었던 진동욱(the orchard)이다.그는 밴드의 해체 이후 스스로 혹독하게 다지는 시간을 거쳐 또 한 명의 실력 있는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났고, 올 한해 음악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을 하며 그 실력이 어디 가지 않음을 확실히 증명하는 중이다. 세기말의 유미적이고 향락적이며 감능적인 시풍이라는 문학 용어를 밴드이름으로 사용했던 멤버답게, 그는 스물 다섯이라는 젊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깊고 진한 색채를 지닌 ‘예술가’의 풍모를 인터뷰 내내 비춰주었다.

그런데 그의 매력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본지와의 역대 인터뷰이 중, 그처럼 ‘사랑’이라는 말을 많이 꺼낸 사람을 본적이 있었을까. 깊이 있는 사색가의 모습과 넘치는 사랑과 인간미, 거기에 이미 인정받은 음악적 실력까지. 진동욱이라는 이 세상 단 하나 뿐인 목소리로 대단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는 비결은 이런 팔색조 같은 매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크게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생생하고 독특한 목소리를 내는 아티스트를 애정 하는 독자라면 the orchard, 진동욱이라는 아티스트를 적극 추천한다.


안녕하세요. 음악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전하는 B-SIDE입니다.  소개 부탁 드립니다.녕하세요. 

진동욱  네, 안녕하세요. B-SIDE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노래하는 진동욱이라고 합니다. 


데뷔와 동시에 상당한 인기와 관심을 모았던 밴드 ‘데카당’의 보컬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데카당 활동은 얼마나 하셨나요?

진동욱  2016년부터 5월부터 밴드 형태로 곡을 쓰기 시작해서 EP 앨범 2장, 싱글 앨범 1장, 정규 앨범 1장을 내면서 2019년 7월까지 쉼 없이 달렸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019년 7월 이후 데카당은 각자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해체 이유를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요?

진동욱  제가 다른 인터뷰에서는 도망 나왔다고 언급하기도 했었는데요, 3년 차 정도 되면 수많은 밴드들에게 닥치는 일들을 저희도 겪게 됐어요. 바로 인간적인 부분과 금전적인 부분이었죠. 더 이상 치기와 패기로 점철된 밴드생활이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전환을 통해 밴드의 유통기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 때 멤버들은 그 상황이 피로하게 느껴졌었고 더 나아가고자 할 동력을 얻지 못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갑작스럽지만 충분히 자연스럽게 해체를 하게 됐습니다. 물론 당황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그 때 일을 받아들이게 됐어요. 해체 후에도 멤버들과는 연락을 하고 있고요, 특히 베이스 치는 설영인씨 같은 경우는 제 솔로 앨범에 베이스를 쳐주기도 했어요. 군대를 다녀오고 다면 또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영인씨의 의견도 중요하겠죠.


데카당 시절 첫 솔로 EP앨범 [데모(DFMO)]가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소리를 담았다는 콘셉트도 무척 신선했고요. 이 앨범에 대해 조금 더 소개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진동욱  제가 사카모토 류이치로부터 큰 영향을 받아서 비음악적인 요소를 음악적인 요소로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해요. 말소리나 영화의 장면 속에 나오는 배경음들 같은 일종의 앰비언스 적인 사운드 요소들이요. 물론 그것들도 음악적인 요소가 충분히 있지만…. 그래서 그 앨범에서는 아이슬란드로 여행을 떠나면서 비행기 기내소리, 승무원의 방송 소리, 아이슬란드의 폭포소리, 타국의 언어, 하수구 소리 등 여러 소리들을 음악적으로 녹여냈습니다. 데카당으로는 할 수 없던 이야기를 담았는데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작업하면서 믹스 엔지니어 분께서는 썩 좋아하지는 않았지만요(웃음).

그 앨범에서 한 곡 소개를 해드리자면 ‘바보천치’라는 노래를 말씀 드리고 싶어요. 작곡은 기타로 했지만 피아노 소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예린이라는 분이 피쳐링을 해줘서 곡을 정말 예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곡인 게, 처음으로 홈 레코딩을 한 곡이에요. 당시에 제가 미디도 잘 사용할 줄 모르던 다소 구시대적인 작곡법을 고수하던 사람이었는데 처음으로 로직도 사고 마이크도 사고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었거든요.

 

데카당의 해체 이후, 지금과 같은 솔로 활동을 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들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진동욱 여러모로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정말 사랑했던 친구를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야 했던 시기기도 했고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후 느끼는 상실의 감정 때문에 음악을 다시 시작할 엄두도 용기도 내기 힘들었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제가 쏟아 붓는 인풋에 비해 아웃풋도 잘 안 나오면서 좀 늪에 빠져있기도 했어요. 모든 게 덧없고 감정의 가장 밑바닥이 무엇인지 본의 아니게 경험을 해야만 했었습니다. 다행히도 주변에 제가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도움 덕에 용기를 얻고 다시 음악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제가 아주 존경하고 사랑하는 음악 선배이자 형님인 밴드 ‘못’의 이이언 씨께서 많은 조언을 주셨어요. “쉬운 것부터 해보자. 너의 심미안을 믿어라.“ 이런 조언들이었는데 정말 큰 힘이 되었죠.





그렇군요. 그 뒤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곁들여 졌을까요?

진동욱 진동욱이라는 음악인을 제 스스로 철저히, 그리고 냉정하게 상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진동욱이라는 뮤지션을 음악팬들이 좋아하게 할 요소는 무엇인가. 기획사로 하여금 소속 아티스트로 두고 싶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것들을 고민 하다 보니 제 장점 중 하나가 ‘모난’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다른 뮤지션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길이지만 저는 그 ‘모남’이 저만의 상품적 가치라고 인식을 했죠. 마침 그때 제 싱글 앨범의 프로듀서를 해주셨던 분이 지금 기획사(Studio MOS)를 추천해 주셨고, 별 기대 없이 데모를 보냈는데 대표님께서 듣고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아, 아직 내가 음악을 해도 되겠구나’ 하는 용기가 생겼고 이후 자신감들이 켜켜이 쌓이면서 다시 음악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솔로 활동, ‘the orchard’라는 영문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신데요, 이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됐을까요?

진동욱 그 이유에 대해서 간단하게는 정말 사랑하는 아티스트인 데미언 라이스가 아일랜드에서 ‘주니퍼(Juniper)’라는 밴드로 활동하던 노래에서 따왔다고 이야기를 해요. 개인적으로는 이 세상을  떠난 친구와 함께 듀엣 팀을 하면 짓고 싶은 이름이기도 했고요. ‘the orchard’가 과수원이라는 뜻인데 과수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분위기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제가 써 내려가는 곡들의 분위기와도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솔로 활동명에 이 이름을 쓰게 됐습니다. 일상에서 과수원이라는 공간을 접할 기회는 사실 많지 않지만 이 과수원이라는 공간을 생각하면 굉장히 동화적이고 디즈니스럽고 일종의 노스탤지아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제 음악을 들으실 때 청자들에게 그런 느낌을 주고 싶어요.


데카당의 보컬이 아닌 진동욱, 혹은 the orchard라는 이름이 낯선 분들에게 어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싶으신가요?

진동욱 참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했다 보니 제가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어떤 장르의 곡을 부르든, 제 목소리를 낼 자신은 있어요. 왜냐면 데카당 시절부터 포함하면 굉장히 이상한 장르부터 엄청나게 마일드한 것까지 다해봤으니깐요(웃음). 저는 ‘진짜 마음’에 대해 노래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진짜 마음이란 때로는 낙관적일 수도 비관적일 수도 있는, 혹은 둘 다일 수도 있는 그런 감정들을 이야기해요. 제가 한때 경험했던 가장 밑바닥에 남아있는 진짜 마음. 그런 감성을 노래하려고 한다고 하면 이해가 되실까요? 그리고 그 감성만은 어떤 장르의 곡을 만들더라도 살아남게 만드는 게 좋은 노래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그런 노래를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곡 작업을 할 때 ‘곡을 막 쓰는 편이다’라는 표현을 봤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진동욱 요즘의 트렌드하고는 좀 뒤떨어 질 수 있겠지만, 저는 작곡과 편곡의 영역을 명확히 나누는 편이에요. 편곡 영역을 철저히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고 하는 편입니다. 제가 최근에 실용음악을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작곡과 보컬 레슨을 시작 했는데요,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강조했던 말이 “우리는 멋진 창작가이기 이전에 성실한 수집가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을 해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고 10~15개 멜로디나 음을 수집해 오라고 시키고 있어요. 그게 노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죠. 곡을 쓰는 방법이 텍스트 적인 요소에서 가사의 영감을 받아서 쓰는 방법도 있고, 메인 멜로디나 리프를 만들어 놓고 가사를 쓰는 방법도 있고는 한데, 저는 그 모든 것들을 토막토막 수집을 해서 특별한 포맷 없이 곡을 쓰는 데 이걸 제가 곡을 ‘막 쓴다’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싶어요. 그렇게 수집되어진 토막들은 저와는 다른 시각을 가진 편곡자들에 의해 또 다른 생명력을 얻게 되는 거죠. 


영상물을 정말 많이 접한다고 들었습니다. 독자 분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작품이 특별히 있을까요? 그리고 영상물을 보면서 특별히 음악적으로 영감을 얻는지도 궁금합니다. 

진동욱 왓챠에서 봤던 ‘이어즈&이어즈(Years&Years)’라는 드라마 꼭 추천 드립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 만에 완주를 한 드라마인데요, 정말 보고 있으면 정신 나갈 거 같아요(웃음). 최근 크게 대두되고 있는 PC문제와 감히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윤리적 문제를 아주 콤팩트하고 유쾌하게 다루고 있는 드라마예요. 독자 분들도 아마 재미있게 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음악도 굉장히 좋아해요. 요한 요한슨, 이병우 감독님의 굉장한 팬이기도 하고요. 영화 음악을 들으면서 많은 영감을 받긴 해요. 배우들이 대사를 칠 때 음가가 매겨지는 것들을 재미있게 보고 거기서 오는 감정들 영감들도 꽤 많은 편입니다.


2020년에는 ‘생색’, ‘호수’, ‘동그랗게’ 등 다양한 싱글, EP앨범을 발매해 주셨습니다. 각 앨범과 수록 곡들은 어떤 건지 듣고 싶습니다.

진동욱 최우선 과제는 ‘진동욱 다운’ 노래들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그러기 위해 저를 냉정하게 봐줄 수 있는 제 3자가 필요했어요. 아까 말씀 드렸지만 저는 작곡가이고 편곡자가 아니기 때문에 세 앨범 전부 다 다른 편곡자 분들과 협업을 했습니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했고 저 조차도 사랑하는 노래들이 나오게 됐습니다.

'생색'은 쉬운 것부터 해보자는 이이언씨의  조언 이후에 썼던 첫 노래예요. 비겁하고 은근한 마음에 대한 노래랄까요. 예를 들면, 아버지나 친구의 안 좋은 모습을 보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했지만, 어느 순간 그런 행동을 하고 있을 때 모순 되고 묘한 감정을 노래한 곡입니다.

'호수'는 제가 재수할 때 썼던 노래예요. 재수 때 1절만 써놨던 노래를 이번에 2절을 보충해서 만들었습니다. 시원하고 기분 좋아지는 노래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부산’이라는 곡도 있는데요, 호수라는 곡의 편곡을 처음으로 했던 날, 편곡하던 친구가 요새 새로 쓴 노래 없냐고 묻길래 바로 그 전날 새벽에 썼던 노래를 들려줬는데 느낌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표님을 설득해서 실리게 된 노래예요(웃음). 수록하기 까지 상당히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진 곡이라고 할까요. 부산에서 겪었던 여러 일들을 바탕으로 너무 멀어서 서로 동여맬 수 없는 마음을 가사로 표현해 본 노래입니다.

'동그랗게'는 제가 경험했던 모든 이별들을 통틀어서 엑기스로 담아낸 노래라고 할까요. 해체한 밴드, 떠나 보낸 사랑,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난 사랑하는 친구와 할아버지...이런 제가 겪었던 이별의 감정을 담아낸 노래입니다. 음악적으로는 처음으로 좀 세련된 편곡을 시도해봤어요. 즐겁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19로 많은 아티스트들은 무대를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요. 진동욱 씨는 이 시국을 그런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진동욱 뮤지션으로서 저를 구성하고 있는 6할은 공연이에요. 공연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이거든요. 똑같은 노래를 불러도 다음 공연에서 더 잘하고 싶다. 곡이라는게 딱딱한 데이터화 되어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데이터화 된 곡에 유일하게 따뜻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순간이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시국이 너무 아쉽죠. 빨리 호전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팬 분들하고 2주에서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인스타 라이브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팬 분들에게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팬 한 분 한 분 이름도 되도록 외우려고 하고 있어요.

 

꽤나 다양한 공연 경험이 있을텐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진동욱 연희동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가장 최근에 했던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모든 공연을 통틀어서 가장 행복했어요. 오랜만에 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싶은데, 자체 기획 공연이기도 했거든요.. 코로나 시대에 공연을 하게 되면 포스트 아포칼립틱하거든요(웃음). 다들 마스크 쓰고 계셔서 어떤 표정을 짓고 계신지도 잘 모르겠고. 코로나 때문에 작게 공연했지만 매진이 됐었고.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반가웠고. 모니터 해보니 굳이 웃지 않아도 되는 순간에 계속 웃고 있더라고요. 그 공연을 통해 얻은 에너지로 2주 정도는 버틴 거 같아요.


유튜브에 올라온 ‘호수’ 뮤직비디오를 보면 ‘동욱님은 정말 봄이에요. 그런 목소리와 음악을 봄에 마주할 수 있어 너무너무 벅차고 기분 좋네요.’라는 한 팬의 댓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혹시 동욱씨 마음속에 남아있는 팬들의 응원이나 곡에 대한 평가나 의견 중 기억에 남는 게 있으실까요?

진동욱 데카당 시절에 저희가 ‘2017 팬타포트 락페스티벌’ 무대에 처음으로 서게 된 적이 있거든요. ‘펜타슈퍼루키 TOP6’에서 1위를 하면서 얻은 영예로운 기회였죠. 그런데 첫 참가기도 해서 저희에게는 펜타포트의 써드 스테이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어떤 팬께서 저희 밴드 로고를 새긴 깃발을 직접 제작해오셔서 공연 내내 흔들어 주셨어요. 그 깃발이 시선을 끌었는지 지나가시던 페스티벌 관객 분들이 꽤 오셔서 함께 공연을 즐겨 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깃발 만들어주신 분하고는 아직도 종종 연락을 주고 받고는 해요.




쓰고 있는 음향장비, 모니터링 장비, 악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그리고 공연 때 음향적으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진동욱 올해 가장 소비라고 생각 하는 게 에어팟 프로를 산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무선과 노이즈 캔슬링 모두 처음 경험해보는데 정말 신세계입니다. 이전에는 애플의 DAC 컨버터로 이어폰 연결해서 썼는데 애플의 DAC 컨버터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번들 이어폰에서 나오는 플랫하고 마일드한 소리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고 저음 느끼기 위해 일부러 귀에 더 깊이 넣기도 하고. 노캔의 경우 이 기능을 활성화 하다보니 제가 생활 소음에 정말 많이 노출 됐었구나 하는게 느껴져요. 활성화 시키면 정말 몇 dB정도가 확 오르는 느낌이 늘고.

제가 정말 사랑하는 모니터스피커가 있는데요, 바로 Yamaha의 ‘MSP-5’입니다. 야마하의 msp시리즈와 Hs 시리즈가 있는데 저는 MSP시리즈가 더 좋습니다. 데카당 밴드시절에 엔지니어 분이 항상 상주를 하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보니 듣는 귀가 조금은 발달 됐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요, 처음에는 엔지니어 분께서 쓰시던 KRK 스피커를 사용하다가 제가 쓸 모델을 구입해야 할 때가 돼서 고민하다가 플랫한 사운드를 워낙 좋아하는 제 성향을 생각해서 MSP-5 스피커를 구입하게 됐어요. 인터페이스는 Audient의 iD4 쓰고 있는데 간편하고 무난해서 쓸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기타는 Taylor의  컷 어웨이 된 ‘314’ 모델 사용 중입니다. 물론 좋아하긴 하는데 최근에 조금 질린 감도 있어서 기회가 되면 데미언 라이스가 애용하는 ‘Lowden’ 브랜드의 기타를 써보고 싶긴 해요. 피아노는 예전에 어머니와 낙원상가에서 영창의 수출용 업라이트 피아노를 중고로 구입했는데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마스터 키보드는 NI의 ‘Complete Control’ 66건반 A시리즈 쓰고 있는데 키감이나 로직 활용도가 높아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잘 산 키보드라 생각해요

사실 장비 중에 제일 욕심 내는 거라면 단연 마이크가 아닐까 싶어요. 마이크 욕심이 엄청 과할 정도건드요. (웃음). 톰 요크(Tom Yorke)가 애용한 마이크로도 유명한 EV의 ‘RE20’ 모델이 제 최애 마이크 중 하나입니다. 텀블러를 연상시키는 외관도 멋있고 치찰음이 강한 편인 제 목소리와 잘 맞더라고요. 받아들이는 질감도 정말 좋고요.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경우 꼭 이 마이크와 노이만 제품을 블렌딩해서 녹음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젠하이저의 ‘MD441’을 메인 마이크로 쓰다가 생활고로 판매를 했고(웃음), 지금은 AKG의 ‘C2000B’를 메인으로 쓰고 있습니다. 가성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추천드릴만 한 제품인거 같아요.

음향적으로는… 제가 보컬적으로는 리벌브를 거의 안 걸고 하는 편이에요. 최대한 깔끔하고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표현하고 싶어서요. 라이브 공연의 경우 공간이 주는 특성을 미리 파악해 놓는 편이기도 하고, PA쪽과 활발히 피드백을 주고 받아요. 그렇지만 한번 세팅을 마치고 제 모니터로 나오는 소리는 이후로는 잘 건들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거기서 또 개입했다가 소리가 망가지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사전 세팅 작업 때는 활발히 소통, 이후 공연 때는 전적으로 음향 오퍼레이터를 믿고 공연을 하는 원칙을 잘 지키는 편입니다.


인터뷰 이후인  2020년 9월 23일 the orcahard의 <영화관에서>라는 싱글 음원과 영화가 사운드 클라우드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도 어느덧 가을이 찾아오고 몇 개월 남지 않았습니다. 2020년 남은 기간 동욱씨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진동욱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랑할 수 있는 노래들을 많이 써서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좋게 나와서 빨리 들려드리고 싶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함께 수고해준 편곡자에게도 특히 감사의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곧 들려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진동욱님의 팬들과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진동욱  팬 분들께는 이 말을 너무 자주해서 맨날 들으시는 분들은 식상하겠지만, 요즘은 이런 인사가 제일 좋은 인사가 아닐까요? 어디에서 뭘 하시든 건강 잘 챙기시고 조만간 기분 좋게 만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긴 인터뷰 봐주신 독자 분 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저는 the orchard라는 아직은 작은 뮤지션 이지만 항상 열심히 해서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아티스트가 되고자 합니다.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료제공: Studio Mos

* 본 인터뷰는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 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채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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