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발렌타인, 굳이 설명이 필요한지?

브로큰 발렌타인의 조금 더 편하지만 조금 더 심도있는 인터뷰


브로큰 발렌타인(Broken Valentine). 2002년 ‘6 August’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이 밴드는 2007년 지금의 브로큰 발렌타인 이라는 이름을 정하고 1년 만에 야마하 아시안 비트 코리아 파이널 대상을 차지하며 척박한 한국 록씬의 될성부른 떡잎으로 손꼽혀왔다. 이후 이들은 독특한 기획이 돋보였던 KBS의 ‘탑밴드’ 시즌 1과 윤도현이 진행했던 MNET ‘밴드의 시대’ 등 다양한 방송에도 출연해 큰 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을 대표할 탑밴드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아마 이들을 잘 모르는 이들도 정규 2집의 타이틀 곡 ‘알루미늄’ 정도는 들어 봤을 테고 당시에 학창 시절을 보낸 피 끓던 청춘들은 노래방에서 이 곡을 한번쯤은 불러봤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부침의 세월이 있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 멤버들과 팬들이 사랑해 마지 않았던 보컬리스트 반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 보내야 했고, 오랜 세월을 함께한 기타리스트 안수마저 탈퇴하면서 생긴 큰 공백들... 남아 있는 멤버들은 치열하게 그 공백을 메꾸면서 브로큰 발렌타인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팬들은 차분하게 기다려줬다. 그리고 2019년, 허니페퍼의 보컬 김경준과 기타 박준호를 새롭게 영입하며 브로큰 발렌타인 ‘리부트(Reboot)’를 천명했고 팬들은 다시 완전체가 된 이들을 향해 참아왔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열렬한 응원으로 맞이했다. 단연 돋보이는 톤 메이킹, 폭발력과 섬세함을 갖춘 라이브 실력, 가슴을 울리는 멋진 멜로디와 가사 메이킹.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실력으로 평단과 마니아 모두를 사로 잡으며 한국 대중음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받는 이 거물 밴드의 근황이 궁금했던 본지 취재진은 이들이 운영하는 신당동의 ‘상승기류 뮤직하우스’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마스크에 가림막 까지 필요했던 인터뷰였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이 록큰롤 아재들의 유쾌하고 소탈한 입담을 가릴 수는 없었음을 밝히며 즐거웠던 시간을 독자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Editor: 송정은

Photographer: 이선우

자료제공: BV Entertainment



브로큰 발렌타인과 12월 중순, 그들이 운영하는 신당동의 '상승기류 뮤직하우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가장 좌측 장발의 보컬 김경준 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준호(기타), 변성환(베이스), 변지환(기타), 쿠파(드럼)

(사진= BV Entertainment)


브로큰 발렌타인 반가워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인사 부탁드릴게요!

준호 네, 안녕하세요! 브로큰 발렌타인에서 기타 치는 박준호라고 합니다.

지환 기타 치고 곡 쓰는 변지환입니다. 반갑습니다.

쿠파 브로큰 발렌타인에서 드럼과 비주얼 센터를 맡고 있는(일동 웃음) 쿠파 이성산입니다.

성환 베이스 치는 변성환입니다.

경준 노래하고 있는 김경준입니다. 반갑습니다.


Q  2019년 리부트를 선언하신 이후 근황이 궁금합니다.

지환 2019년 초, 지금의 멤버로 리부트를 한 뒤 ‘Not Yours’와 ‘Answer Me’의 리부트 스트링 버전 싱글을 발매했었고 1년 간 공연을 정말 많이 했어요. 클럽 공연,  지방 공연,  단독 공연 등 못해도 한 달에 2회 씩은 공연을 하면서 팬들과 호흡했죠. 하지만 2020년 초에 확산된 코로나 19 이후로 브로큰 발렌타인의 공식적인 스케줄은 올 스톱을 한 상태예요. 잘 아시다시피 많은 분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감염률이 높은 질병이기 때문에 감염 확률이 현저히 낮아지기 전까지 공연을 재개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물론 새로운 곡을 만드는 작업과 합주는 계속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성환 2020년 2월이 브로큰 발렌타인 리부트 1주년 이었어요. 그래서 리부트 1주년을 기념하는 단독 공연을 이틀에 걸쳐서 진행할 예정이었죠. 리부트한 이후 1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자 준비한 공연이라 기대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팬 분들도 정말 많이 기대해주신 덕분에 얼리 버드로 양일권, 단일권 티켓이 다 매진될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딱 그 시기에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 됐고 저희 공연은 모두 취소가 됐죠. 물론 티켓비용도 모두 환불해 드렸고요. 공연 취소 이후에 브로큰 발렌타인은 공식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겠다고 팬 분 들에게 말씀을 드리고 모든 공식활동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팬 분들과 공연을 통해 가까이서 소통하지 못하는 게 당연히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 중요했기에 내린 결정이었죠.


2019년 9월 21일 창동 61 레드박스에서 있었던 브로큰 발렌타인의 단독 공연 [For Ours]에서 열창하는 보컬 김경준

(사진= BV Entertainment)


경준님과 준호님의 합류를 새로운 멤버 영입, 교체 등의 단어가 아닌 ‘Reboot’라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성환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브로큰 발렌타인에게는 아픔의 시간이 있었고 그로 인해 활동 중단 기간이 있었어요. 아무튼 그 시기를 극복하고 브로큰 발렌타인으로서 활동을 계속 하겠다 선언하고 저랑 지환이랑 쿠파랑 3인조로 활동을 재개했었습니다. 그리고 3인조만으로 부족했던 부분들은 고맙게도 선후배 뮤지션들의 피처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 기간이 1년 정도 됐는데, 특히 경준이와 준호가 저희를 많이 도와줬었어요. 같이 작업을 하면서 이 두 명이 새로운 브로큰 발렌타인과 정말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고 고민 끝에 함께 해달라는 제안을 했죠. 새로운 브로큰 발렌타인으로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애초부터 리부트라는 단어를 크게 염두 했던 건 아니고요,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더 멋지고 새롭게 시작하는 브로큰 발렌타인의 모습을 그리던 와중에 자연스럽게 리부트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그런 표현을 썼던 것 같아요.

쿠파 보시면 아시겠지만 브로큰 발렌타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모이기 때문에(웃음) 두 사람을 선택한 이유도 있죠. 사실 쉽게 생각하고 제안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고 그 중에서 어떤 분과 새로운 브로큰 발렌타인을 같이 하고 싶은가에 대해 기존 멤버들의 고민이 많았습니다. 경준이랑 준호가 함께 한다면 과거의 브로큰 발렌타인의 무게를 같이 짊어지면서 동시에 미래의 브로큰 발렌타인으로 나가는데 있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정말 인상적이었고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함께 하게 돼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성환 결정의 시간이 다가왔을 때 셋이서 정말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더군다나 경준이랑 준호는 허니페퍼라는 멋진 밴드를 이미 하고 있었고... 이 두 명과 허니페퍼가 오케이만 해준다면 저는 이들과 꼭 같이 하고 싶다라고 지환이랑 쿠파한테 이야기를 했어요. 다행히 생각이 일치했고 경준이와 준호를 새 멤버로 맞이하게 됐죠.


브로큰 발렌타인 리부트 이후 새롭게 합류한 기타리스트 박준호 (사진= BV Entertainment)


준호님과 경준님 설득했던 과정을 좀 더 듣고 싶어요.

준호 여느  때처럼  피처링을  해주고  나서 하루는 성환이 형이 저희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일정 마치고 밤에 다같이 술 한잔 하기로 했죠. 그때 들었던 생각이 “여태까지 수고 많았다. 고마웠다.“ 이러면서 아름다운 이별을 고하고자 만남의 자리를 만든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멤버로 영입하겠다는 이야기를 할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죠(웃음). 많이 놀랍고도 고마웠던 기억이 나네요.

경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제안이라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죠. 하지만 이내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피처링 형식이긴 했지만 함께 작업한 과정들이 정말 즐거웠거든요. 아무튼 합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저와 준호의 결정만큼이나 허니페퍼 멤버들의 결정도 중요했기에 의견을 물었어요. 허니페퍼도 올해 벌써 10년 차가 됐기 때문에 신중하게 멤버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자마자 허니페퍼 드러머인 창환이가 “형! 저는 좋아요!”라고 1초도 고민 안하고 이야기하는 거예요(웃음). 리더인 명길이도 “정말 좋은 제의인 것 같다. 브로큰 발렌타인은 워낙 우리가 응원하고 좋아하는 밴드기도 했고 힘들긴 하겠지만 병행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음악적 시너지도 발생하지 않겠냐”라고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덕분에 이렇게 브로큰 발렌타인 형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됐죠. 이 자리를 빌어 허니페퍼 멤버들에게도 정말 고맙다고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브로큰 발렌타인에서 상당수의 곡을 작사,작곡 하는 기타리스트 변지환 (사진= BV Entertainment)

Q 결성 햇수로만 따지면 브로큰 발렌타인은 어느덧 스무 살 성인이 됐습니다. 오랜 시간 밴드를 지켜온 성환님, 지환님, 쿠파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성환 아무래도 리부트 후 첫 콘서트가 아닐까 싶어요. 저희가 ‘Royal Straight Flush’라는 연주곡을 셋리스트의 첫 번째로 선정했었는데, 그 곡이 끝나고 나서 터져 나오는 함성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저희 공연 중에서도 첫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은 분 들이 찾아주셔서 그런지 그 환호성이 지금도 들리는 것처럼 생생해요. 셋리스트의 첫 곡 제목처럼 다섯 명의 조합이 최고의 패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준 무대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지환 최근의 일인데요, ‘Not Yours’ 곡을 쓴 이후에 바로 이 자리에서 처음 합주를 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데모를 만들어서 멤버들에게 보냈을 때 제가 애초에 그렸던 그림보다 좋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데, ‘Not Yours’는 제가 멤버들에게서 받았던 피드백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그래서 그 곡을 처음으로 합주하던 순간이 지금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쿠파 2016년 11월에  이 3인조로만  했던 공연이 생각이 나요. 유료 관객 없이 그 날 함께 공연한 팀들과 여자 친구 분들이 함께 했던 공연이었어요. 지금은 없어진 와스프라는 곳에서 했었죠. 아, 그리고 아까 성환이 형이 이야기한 리부트 첫 공연 막이 올라가기 직전도 생각이 나요. 지금까지 무대 선 날 중 제일 떨렸던 것 같아요. 힘든 시간을 보낸 후에 참 간절하게 원했던 무대였기에 그런 긴장감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그렇고 많은 팬 분들도 그 순간을 기다려 주셨을 테니깐요. 참, ‘Royal Straight Flush’를 당시 첫 곡으로 하자고 제안한 것도 저였습니다. 그 곡을 연주하면 제 자신이 강해지는 느낌을 받거든요. 뭐든 다 이길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해야 하나?


본인 피셜(?) 브로큰 발렌타인의 비주얼 센터 드러머 쿠파. 최근에는 영화 음악 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사진= BV Entertainment)


Q 팬들에게서 받은 응원 중 기억에 남으시는 게 있을까요?

경준 브로큰 발렌타인 멤버로 음악 하면서 제일 신기 했던 게 공연 전에 팬 분들께서 저희 식사를 챙겨주시더라고요. 하루는 공연을 앞두고 팬 분 들이 챙겨주신 식사를 먹고 준비를 하려는데 메뉴가 샌드위치였어요. 그런데 제가 사실... 오이를 못 먹거든요. 그런데! 오이가 빠져있는 샌드위치를  따로 챙겨주시고는 이거는 경준씨 주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는 거예요. 팬 분들이 그만큼 멤버들의 취향 하나하나 디테일 하게 알고 계신다는 사실이 너무 감동이었죠. 팬 분들의 모든 응원 메시지 하나하나 다 기억에 남는데 꼭 하나를 뽑아보자면 오이 빠진 샌드위치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준호 지나가다가 가끔씩 알아보시고 사진 찍어달라 사인 해달라는 팬 들이 계세요. 2019년에 U2 내한공연 보러 갔을 때도 알아 보시고...

지환 신기하네...

성환 우리는 십 몇 년을 했는데 그런 적이 없는데? (일동 웃음)

준호 생일 때 술 선물 해주신 팬도 계신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지환 경준이랑 준호가 팀에 잘 녹아 들고 본인들만의 존재감을 잘 발휘해서 이런 일도 있는 거 같아요. 리부트 한지 얼마 안됐을 때 홍대에서 공연 마치고 뒤풀이 중에 잠시 밖에서 쉬고 있는데, 지나가시던 어떤 분이 경준이 보고 “혹시 브로큰 발렌타인 보컬 분 아니세요? 너무 팬이에요!”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저는 쳐다 보지도 않으시더라고요...얘는 브로큰 발렌타인 6개월 하고 나는 거의 20년을 했는데! (웃음) 

쿠파  성환이 형이랑 지환이 형이 웃으면서 이런 이야기 하는 거지만 그때  다들  기분이 정말 좋았을 거예요. 그만큼 두 친구가 브로큰 발렌타인 멤버로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는 증거니깐요. 


브로큰 발렌타인의 맏형 베이스 변성환. 기타리스트 변지환의 친형이기도 하다.

 (사진= BV Entertainment)

Q 훈훈한 에피소드네요. 이쯤에서 멤버 각자가 가장 사랑하는 브로큰 발렌타인의 곡이 뭔지 궁금합니다. 선정 이유도 함께요.

지환 아까 말씀 드린 이유로 인해 저는 ‘Not Yours’를 뽑고 싶습니다. 하나 더 뽑고 싶은데 바로 최근에 만들고 있는 곡을 뽑고 싶어요. 이전의 브로큰 발렌타인 곡 중에서 가장 악기 편성이 많은 곡이 ‘알루미늄’이었는데 그 곡보다 악기편성이 더 많아지는 노래고. 멜로디와 가사에도 정말 많은 신경 쓰고 있거든요. 앞으로 제 최애곡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팬 분들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쿠파 저는 저희 정규 1집에 있는 ‘Noname’이요. ‘이젠 내가 너의 곁에 있을게’와 같은 가사가 참 마음에 들어요.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많은 분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생각해서 뽑아봤어요.

성환 요즘은 단연 ‘무제(無題)’라는 곡을 선택하고 싶어요. ‘Noname Part 2’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곡인데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곡이에요. 저희가 아픔을 겪던 시기에 나온 곡인데, 긴 런닝 타임 안에 다양한 드라마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서 담아낸 곡이에요. 스스로 이렇게 말하기 좀 민망하지만 좋은 곡이 갖춰야 하는 요소들이 알차게 들어간 곡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멜로디, 멋진 가사, 짙은 감성. 이 모든 게 잘 어우러진 노래라고 자부합니다. 독자 분들도 꼭 한번 들어보시길 바랄게요.

준호 저도 자주 바뀌긴 하는데, 성환이 형이랑 똑같이 ‘무제’ 뽑겠습니다. 사실 좋은데 이유가 있나요. 그래도 이유를 말씀 드리자면, 제가 요즘에는 ‘무제’처럼 꽉 짜여진 구성을 가진 곡에 눈길이 많이 가더라고요. 실제로 연주할 때도 무척 즐겁고요.

경준 저는 ‘Smashing Your Face’ 뽑겠습니다. 저에게 많은 고난을 안긴 곡인데요. 가사가 많고 길고, 리듬도 어렵고 빠른 노래라 제 스타일로 소화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어머니께서 이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부쩍 어머니 생각도 많이 나고... 아, 저희 어머니는 건강하십니다. 걱정 마세요. 앞으로도 이 노래 어머니 생각하면서 많이 부르고 싶습니다.

지환 경준이 어머님 생각하면서 그런 노래 많이 만들어야겠네요(웃음).


Q 이미 많은 이들에게 워너비 밴드가 된 브로큰 발렌타인이잖아요. 그런 여러분들을 이 음악의 세계로 이끈 아티스트가 누군지도 참 궁금합니다.

지환 크라잉넛이나 노브레인처럼 이른바 인디 밴드 1세대 형님들이야말로 제가 브로큰 발렌타인의 기타리스트로 활동 할 수 있게 만든 분들이 아닐까 싶어요. 저희 세대 때 음악 시작한 사람들 치고 이 형들 영향 안 받은 사람이 있을까 싶으니깐요.

성환 저는 피아랑 티어드롭! 피아는 정말 빛나는 별 같은 밴드고요, 티어드롭은 아직도 같이 활동하고 있는 밴드인데 이 밴드 음악 들으면 아직도 제 가슴속에 뜨거운 불이 타오르고 뭔가 알 수 없는 강렬한 감정이 끓어 오르거든요. 제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주는 밴드죠.

쿠파 저는 항상 ‘Creed’라고 이야기해요. 록음악을 잘 몰랐던 시절에도 가장 좋아했던 밴드가 ‘Creed’거든요. 드러머로서는 ‘윈드시티’의 김반장님 정말 좋아합니다. 아소토 유니온에서 소울 펑크 장르로 앨범을 내셨을 때부터 봐왔는데 저도 그 분처럼 멋있게 드럼을 치고 싶다는 생각 많이 했거든요. 참, YB 형님들도 절대 빼놓을 수 없죠. 저희가 처음으로 참가했던 록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가 YB 형님들이었는데 그날 공연 보고 가슴으로 울었던 기억이 나요. 왜 그렇게 YB가 사랑을 받는지 그 무대 하나로 다 설명이 되더라고요.

준호 어렸을 때 TV에서 방송된 쌈싸페 록 페스티벌에 나와서 점프수트를 입고 레전드 라이브 무대를 보여줬던 피아랑 스키조 형님들. 그 형님들 덕분에 제가 기타리스트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경준 노래를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을 때 사실 록 보컬이 될 생각은 없었어요. 스티비 원더나 루서 밴드로스와 같은 보컬들을 좋아했었거든요. 힙합도 좋아했고. 그런데 우연치 않게 피아 노래를 듣고 나서 ‘이렇게 죽이는 음악이 있다고?’ 하고 깊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 피아 라이브 실제로 보고 더 반하게 됐죠.


(사진= BV Entertainment)

Q 멤버 분들 각자 쓰시는 악기와 모니터링 장비는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지환  네 저는 기타는  쉑터(Schecter)의 V-1 Custom이랑 Schecter Japan SD-2-24-VTR Pau Perro 쓰고 있습니다. 앰프는 메사 부기 (Mesa boogie)의 Mark V 90W Head랑 Triple crown TC50 Head,  Rosette300 Acoustic Amp까지 소유하고 있습니다. 스트링은 DR Hi-Beam 10-46, 와이어리스 리시버는 Belcat T3R3 , 스트랩은 Stefy Line 501 사용 중이예요. 아, 그리고 저랑 준호는 현재 쉑터(Schecter)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고요, 저희 기타리스트들이랑 베이시스트 성환이형 모두 Mesa boogie 의 International Artist와 DR Strings, Stefy line과 Belcat의 엔도저로 활약하면서 해당 브랜드들과 협력 중이기도 해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활동할 수 있는 것에 큰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업 시 사용하는 밴드 장비로는 모니터 스피커는 Yamaha HS50M을, 인터페이스로는 RME Babyface Pro. 믹서는 Yamaha DM1000, 마이크는 Audio Technica의 AT4050, Sennheiser E609, AKG Drumset Session 1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준호  지환이형이 언급한 것 처럼 저 역시 쉑터 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Schecter Japan SD-2-24-VTR Maple과  Schecter Apocalypse PT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앰프는 Mesa Boogie Mark V 25W Mini를 주종으로 쓰고 있고 이펙터는 Morley Mark Tremonti Wah, Mesa Boogie Throttle Box Distortion, Maxon Overdrive OD808X를 쓰고 있어요. 튜너는 TC Electronic Polytune 3, 와이어리스 리시버는 Belcat T3R3을, 스트랩은 Stefy Line 108 Black이 제 기타를 받쳐 주고 있습니다. 스트링은 DR HI-BEAM 10-46, 기타 피크는 Dunlop Ultex Sharp 1.0mm를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DAW 장비는 Ableton Live 10을, 콘트롤러는 역시  Ableton의  Live Push와  Novation Impulse 61 애용 중입니다. 신디사이저 소프트웨어는 Serum과 Synlenth1가 좋더라고요. 

성환  우선 모니터링 장비는, 저는 사실 모니터링 장비에 크게 신경쓰거나 투자하거나,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기본 모니터링은 저희 작업실에 있는 야마하 HS50M를 이용하는데, 개인장비가 아니어서요. 평소에는 주로 애용하던 모델은. 너무도 잘 아시는 애플 '이어팟' 모델 이었고요. 

개인적으로 커널형 이어폰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오픈형보다 커널형 이어폰이 오히려 왜곡과 밀폐상태에서 오는 외부잡음이 더 심하다고 느껴서 커널형 이어폰을 그리 선호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오픈형 보급형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음악 믹스 마스터링 모니터링 할 때 역시, 평소에 가장 자주 듣는 모니터 장비를 통해서 모니터하고, 주로 제 차량 카오디오로 많이 모니터 하는 편입니다. 평소에 익숙한 친숙한 장비들로, 동등한 조건에서 다른 음악들과 비교하는게 중요하더라고요. 물론 고가의 모니터링 장비를 사용한다면 좋겠지만,  좋은 장비일수록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당연하고요. 그냥 평범한 쉽게 접할수 있는 장비에서도 좋은 소리를 뽑아내 주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제가 막귀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그렇다고 듣는 귀가 예민하지 않은 건 아니고요, 어찌보면 믹싱 마스터링 때 가장 까다롭게 구는 사람이 저이기도 합니다. 아마 많은 뮤지션 분들이 모니터링 장비에 대해 저랑 비슷한 의견을 가지셨을 거라 생각해요. 

제가 사용하는 악기는요. 우선 베이스는, 감사하게도 한국 토종 브랜드 길모어에서 저를 위해 커스텀으로 제작해 주신 베이스 두 대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액티프 타입, 솝바형태 픽업에 5현 베이스 고요. 프리앰프랑 악기 셰입. 픽업은 동일하고  목재만 한대는 윌넛바디에 로즈우드 핑거보드,  한대는 애쉬에 메이플탑 바디, 에보니핑거보드로 되어 있습니다. 양산되고 있는 모델은 아니고요.  정말 뛰어난 밸런스와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 좋은 악기입니다. 앰프는 이 역시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럽게도, 제가 국내 베이시스트 중에서는 처음으로 메사부기의 인터네셔널 아티스트가 되어, Subway D-800 모델을 정식으로 엔도스 받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Class D 타입에 막강한 출력과 해상도를 자랑하는 앰프이고요,  톤 가변성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따뜻하고 힘있고 단단한 저음과 선명한 고음역을 모두 갖춘 앰프입니다. Class D 타입 앰프 답게 강한 출력과, 가벼운 무게와 휴대성을 가지고 있어서, 공연때나, 레코딩때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튜브앰프의 따뜻함과 자연스러운 배음을 Class D 타입에서도 훌륭하게 구현해주고 있다는 점과,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자연스런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입니다. .

이펙터는 굉장히 오랜기간 사용하고 있는데요.  Tech 21 SansAmp Programmable Bass Driver DI 3-Channel Bass Pre-Amp Effect Pedal 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워낙 오래된 모델이고 다들 잘아시는 모델일텐데요,  일단 3채널 드라이브 프리앰프 다이렉트 박스라는것과 그리고 앰프를 비롯한 주위환경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일관된 사운드를 구현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특히 라이브에서 엄청난 편의성을 제공하죠. 소위 탭댄스를 안해도 되는...그리고 굉장히 핫 하면서도 선명하고 힘있는 사운드가 특징이기도 하고요. 드라이브 페달로서 뿐만 아니라. 프리앰프나, 다이렉트 박스로 사용할 경우에도 정말 좋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모델이고 인상적인 사운드 때문에, 사운드가 질린다는 평도 있기도 한데... 어느 장비나 오래 사용하면 그 사운드가 질리기 마련이고요. 저는 오래 사용해본 경험으로,  그 '질린다'는 부분을 해결하고 조절할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많은 페달이라고 생각합니다. EQ 보다는 DRIVE 와 BLEND 와 LEVEL의 양으로 베이스 본연의 소리와 Sansamp 를 거친소리를 충분이 다향하게 믹스 할수 있기 때문에 사용할수록 그 가능성이 많아지는 장비인거 같아요.  베이스 스트링은 DR lo rider nickel을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었고요. 감사하게도 DR과 한국딜러인 뮤즈텍에서 지원해주고 계십니다. 워낙 말씀드릴 필요 없이 유명하고 훌륭한 스트링인데, 특유의 선명하고 깨끗한 사운드와 좋은 밸런스, 그리고 깊이 있는 울림 때문에 원래부터 애용하던 스트링이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퍼포먼스에 도움을 주는 와이어리스 시스템은 국내기업인 Belcat 의 T3R3 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가성비와 엄청난 편의성, 가벼운 무게, 무엇보다 음색의 손실 또한 적은 훌륭한 제품입니다. 스트랩은 이탈리아 프리미엄 스트랩인 Stefy Line 의 Broadway 101모델을 국내 판매처인 사운드젠의 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볍고 편안한 스트랩을 좋아하는데 독창적인 설계를 통한 특유의 쿠셔닝과 부드러움, 그리고 고급 가죽에서 나오는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쿠파 모니터링 장비는 따로 고급지거나 거창한 장비는 없고요, 애플 이어팟, 에어팟, Kz-zst 인이어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악기는 드럼세트로 Mapex Saturn IV Exotic 6기통 세트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단종된 모델입니다. 메이플과 월넛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쉘을 사용한 드럼이에요. 심벌은 Anatolian Diamond Circle Series 심벌 세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18,19인치 크래쉬와 22인치 라이드, 14인치 하이헷, 18인티 차이니 심벌로 구성 되어 있고요. 감사하게도 악기회사 ‘드럼코리아’에서 협찬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주)심로악기 회사를 통해 Dadario Percussion 파트의 엔도져로 활동하고 있어서..드럼 헤드로 유명한 Evans, 드럼스틱으로는 Promark, 스네어 wire 브랜드 Puresound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준 모니터링을 주로 이어폰으로 하는 편입니다. 거의 10년 가까이 같은 이어폰을 사용 중인데, BOSE사의 mie2 모델입니다. 오랫동안 한 모델을 사용하다보니 음질적으로 익숙해진 탓에 다른 이어폰으로 바꾸기도 힘들지만, 무엇보다도 편안한 착용감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Q  다들 너무 달변이셔서 거꾸로 이렇게 질문드려 보고 싶습니다.  만약 각자가 브로큰 발렌타인을 인터뷰하는 사람이라면 이 인터뷰 기사를 어떻게 정하고싶으신가요?

지환 제목 정하기 힘드셔서 저희한테 떠넘기시는 거 같은데요?(웃음) 음...'브로큰 발렌타인의 조금 더 편하지만 조금 더 심도있는 인터뷰' 어떨까요? (실제로 이 웹진 기사 제목을 채택되셨습니다!)

경준 '변하지 않는 것. 브로큰 발렌타인'

쿠파 '힙합과 트로트가 유행하고 있더라고 락밴드 음악 들어주는것도 괜찮잖아~'

준호 ‘니들이 브로큰 발렌타인을 알어?’

성환 '밴드중의 밴드, 아마추어 밴드의 필수 커버 밴드, 밴드들의 워너비, 이제는 몰라서는 안되는 밴드 브로큰발렌타인....이 되고 싶은 인터뷰'


Q  참, 정규 3집 앨범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언제쯤 접할 수 있을까요?

지환 열심히 작업 중이긴 한데 정확한 시기를 지금으로써 말씀 드리기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한곡 한곡 정성 들여서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인데 저희가 원하는 수준의 퀄리티로 곡을 뽑아내기까지 조금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최대한 빨리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 저희도 간절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열심히 작업 중이긴 한데 정확한 시기를 지금으로써 말씀 드리기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한곡 한곡 정성 들여서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인데 저희가 원하는 수준의 퀄리티로 곡을 뽑아내기까지 조금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최대한 빨리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 저희도 간절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Q  오늘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브로큰 발렌타인을 사랑하는 팬 분들과 독자 여러분들께 하고 싶은 말 마음껏 전해주세요.


준호
다들 많이 힘든 한 해 보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브로큰 발렌타인을 사랑하는 팬 분들,그리고 독자 여러분! 함께 힘내봐요. 올해는 분명 좋은 일들이 많으실 거라 믿습니다. 


지환 팬 분들이랑 뵌 지 오래된 기분이에요. 더 좋은 음악으로 찾아 뵙기 위해 브로큰 발렌타인도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치열함이 이 시기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지금 저희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 모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 하시면서 치열하게 사시는 한 해가 되길 바랄게요. 


쿠파 항상 브로큰 발렌타인 응원 해주시는 팬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가 어렵고 힘들 때도 보내주신 변함없는 지지 덕에 지금까지 이렇게 건강하게 음악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드릴 수 있는 건 좋은 음악 밖에 없겠죠. 브로큰 발렌타인 다운 멋진 음악으로 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성환 이렇게 인터뷰 하러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매체가 아직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할 뿐이네요. 올 한해도 저희처럼 열심히 음악 하는 뮤지션들 바쁘게 찾아 다니셔서 널리 소개해 주시길 바랄게요. 브로큰 발렌타인의 근황 궁금하셨던 분들에게 이 인터뷰가 좋은 선물이 되길 바랄게요. 팬 여러분, 그리고 독자 분들 모두 새해에는 즐거운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저희도 멋진 모습으로 꼭 인사 드릴게요. 


경준 제가 대미를 장식하게 됐군요! 일단 팬 분들 늘 감사합니다. 평범한 저희들을 늘 특별한 사람 된 것처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빨리 공연장에서 보고 싶다는 말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를 처음 보신 독자 분들도 계시겠죠? 연말 많이 힘들게 보내셨을텐데 좋은 일 가득하고 무병장수 하시고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시는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대한민국에는 실력 있고 좋은 음악 만드는 밴드들 많습니다. 밴드 음악에도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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